[이한세 박사의 시니어 스토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75%가 결혼한 자녀들과 함께 살지 않는 노인가구다. 그만큼 노인가구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중 30%는 부부 중 한 명만 생존해 있는 독거노인 가구라고 한다. 자녀들이 분가한 후에도 굳건히 잘 지내셨던 부모들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건강이 나빠져 자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시기가 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분가한 자녀가 연로한 부모를 집으로 다시 모신다는 것은 그리 녹녹한 일이 아니다. 다른 대안을 찾게 되는 이유다.

노인가구의 증가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실버타운, 요양원, 요양병원 등이 많아졌다. 노인 분들을 보살핀다는 의미에서 이러한 시설들은 언뜻 비슷해 보인지만 서로 차이가 있어 주의할 점들이 있다. 잘못 선택하면 필요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거나 처음부터 입소가 거절되는 수도 있다. 아래 표를 통해 실버타운, 요양원, 요양병원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여 이해를 돕고자 한다. 

 

실버타운

실버타운은 60세 이상의 노인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 된 고급콘도나 리조트형호텔이라고 생각하면 아주 비슷하다. 시설구분도 요양이나 의료시설이 아닌 ‘주거시설’로 말 그대로 살고 있는 집의 거처를 옮기는 것이지 몸이 불편해 누구의 도움을 받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 따라서 의사나 요양보호사 등이 상주하지 않는 대신 노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아주 잘 마련되어 있다.

고급 실버타운은 입주민을 위한 전용식당, 수영장, 헬스장, 물리치료실, 게이트볼장을 비롯하여 카페, 당구장, 도서관, 컴퓨터실 등도 구비하고 있다. 이러한 편의시설뿐만 아니라 노래교실, 라인댄스, 서예나 공예 프로그램도 운영하여 입주민의 활발한 여가활동을 돕고 있다.

어느 정도 기본적인 건강과 경제력이 있으면서 편하게 지내고 싶어하는 노인 분들에게 적합하다. 법적으로 60세 이상만 되면 입주가 가능하지만 주로 70~80대 분들이 입주민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요양원

요양원은 집에서 식사준비나 개인위생 등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워 누군가의 도움을 꼭 필요로 하는 분들을 모시는 곳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일상생활이 다소 어렵다고 해서 언제든지 원하면 요양원 입소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요양원 입소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아야 한다.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지 않으면 정부의 지원을 전혀 받을 수 없어 요양원 입소비용이 비싸지기 때문이다.

노인장기요양등급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심사에 의해 결정되며 신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많이 불편한 분들에 한해 시설등급이 나온다. 등급이 나오지 않는 경우 건강과 경제력이 허락되면 실버타운을 먼저 알아보는 것이 좋다. 등급이 나오지 않았지만 노인성 질환으로 건강이 안 좋은 분들은 요양원입소가 안 되는 대신 요양병원 입원은 가능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다만 요양병원은 요양보호사가 상주하는 것은 아니어서 간병간호를 받을 경우 요양원에 비해 비용이 많이 높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요양병원

요양병원은 노인성질환 등으로 인해 의사의 지속적인 처치나 재활이 필요한 분들에게 적합하다. 그러나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으신 어르신 중에 특별히 의사의 지속적인 의료적 처치가 필요치 않은 분들도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경우가 다수 있다. 요양병원은 요양보호사가 상주해 있지 않아 필요 시 개인간병인을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요양원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든다. 따라서 노인장기요양등급 해당 자 중 의사의 지속적인 의료적 처치가 필요하지 않은 분들은 요양병원이 아닌 요양원으로 모시는 것이 좋다.

 

대정요양병원 직원들이 입소한 어르신 생일파티를 열어주고 있다 ⓒ대정요양병원
대정요양병원 직원들이 입소한 어르신 생일파티를 열어주고 있다 ⓒ대정요양병원

현명한 선택, 행복한 노후

실버타운은 물론이고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은 본인에게 맞는 시설 선택이 중요하다. 충분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어 고급 실버타운 입주가 가능함에도 집에서 홀로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또한 요양원에 계셔도 되는 분들을 요양병원으로 모시게 되면 내지 않아도 될 간병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발생된다. 이와 반대로 의사의 지속적인 의료처치가 필요한 분이 요양병원이 아닌 요양원을 선택하게 되면 응급상황 발생시 큰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실버타운, 요양원, 요양병원은 일반 콘도나 병원과 달리 잠시 머물다 좋은 곳이 생기면 쉽게 옮길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현명한 선택이 부모님 노후의 10년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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