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돌봄안심특구’ “아이와 맘 편한 도시로”
전국 최초 ‘돌봄안심특구’ “아이와 맘 편한 도시로”
  • 박길자 기자
  • 승인 2017.03.21 13:02
  • 수정 2017-07-10 0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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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안심동행 올해 더 늘려

맘 편한 도시 조례·위원회 꾸려”

 

‘특종 기자’ 출신 재선 단체장

“광명동굴로 ‘특종 행정’ 터뜨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로부터 ‘광명시장 아들’로 통하는 양기대 시장이 집무실에 있는 작은 소녀상을 들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로부터 ‘광명시장 아들’로 통하는 양기대 시장이 집무실에 있는 작은 소녀상을 들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들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려면 당연히 ‘안전 도시’가 돼야죠.”

양기대(55) 경기 광명시장에게 시가 지향하는 도시상을 묻자 30초도 안돼 이런 답이 돌아왔다. 양 시장은 곧이어 “저도 딸을 키웠지만 자정 넘어 귀가하면 부모 걱정이 크지 않느냐. 경기도에서 최초로 2014년부터 야간안심동행서비스를 시행 중”이라며 “광명을 4개 권역으로 나눠 무술 고단자를 포함한 여성안심대원 20명을 배치했다. 여성이 귀갓길 동행을 요청하면 2인1조로 집까지 안전하게 모셔다드린다. 2014년 이용 건수가 6760건인데 지난해는 1만688건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친화도시 지정 후 여성이 안전한 도시 만들기에 매진하던 양 시장은 지난해부터 저출산․돌봄 정책에 열성을 쏟고 있다. 지난해 6월 전국 최초로 ‘아이와 맘(Mom) 편한 도시 만들기 운영 조례’를 만들어 민간전문가·시민·공무원 등 57명으로 ‘아이와 맘 편한 위원회’를 꾸렸다.

“광명시는 예전에는 역세권 주변에 신혼부부 분양을 할만큼 젊은 도시였다. 그런데 강남보다 집값이 더 오르면서 젊은 사람들이 떠났다. 30대가 떠나고 60대가 들어와 인구가 자꾸 줄었다. 어린이집도 2015년 390곳이었는데 올 3월 1일 현재 340곳으로 50곳이 줄었다. 저출산은 눈에 확 드러나진 않지만 모든 분야에 악영향을 끼칠 현안이다. 이 점을 인식해서 생애주기별 임신·출산, 보육·교육, 일자리·주거 맞춤형 대응책을 담은 저출산 정책을 시행 중이다.”

신혼부부·예비부부 무료 건강 검진, 임신출산 교실 운영부터 전국 최대 규모 장난감 도서관, 육아종합지원센터·육아나눔터 3개소 운영, 지역일자리 창출까지 전 생애를 아우르는 정책이다. 그 덕에 보건복지부 주최 인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시 단위로는 유일하게 대통령상을 받았고, 행정자치부가 주관한 ‘지자체 저출산 극복을 위한 우수시책 경진대회’ 본선에 참가해 상금 1억원을 받았다.

올해 양 시장은 ‘아동 돌봄 안심 특구’ 운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오는 5월부터 아파트나 도서관 등 공공기관 내 유휴공간을 ‘아이 안심 돌봄터’로 만들어 퇴직 교사·간호사·경찰관 등 전문인력이 방과 후에 초등학교 저학년생을 돌봐준다. 일종의 간이 어린이집이다. 우선 3곳을 시범 운영한 후 늘릴 구상이다.

시는 오는 9월 임신부터 출산·육아·교육·일자리·주거까지 생애주기별 정보를 제공하는 ‘아이와 맘 편한 박람회’도 연다. 양 시장은 “올해 광명은 1기 여성친화도시를 마무리하는 해로 야간동행귀가서비스를 늘리고, 안심택배함을 확대 설치하는 등 여성정책을 더욱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은 “광명동굴 주변 17만 평을 가칭 ‘동굴 유토피아’로 단계별로 투자·개발해 광명동굴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은 “광명동굴 주변 17만 평을 가칭 ‘동굴 유토피아’로 단계별로 투자·개발해 광명동굴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양 시장은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늘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게 내 정치 철학이다. 여성정책도 현장의 목소리가 중요해 3월 8일 3·8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20~30대 직장맘, 40대 경력단절 여성, 20대 싱글 취업준비생, 육아휴직 경험있는 직장 남성 등 12명의 시민과 티타임을 가졌다. 임신과 출산, 보육, 일자리, 안전문제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하나하나 다 메모했다. 관련부서와 검토해 이행할 것이다.” 양 시장은 “아이를 돌보면서 일할 수 있도록 시간제 일자리와 여성안심 대원 보충 등은 조기에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반드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5급 이상 관리직 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평균 12.1%에 달한다(2017년 3월 기준). 광명시는 15.5%로 평균보다 높다. 2014년 말 광명시청 개청 이래 처음으로 여성 자치행정과장을 발령냈고, 현재 자치행정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양 시장은 “여성 공직자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으로 성과를 낸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라며 “현재도 평균치를 웃돌지만 앞으로 여성 공무원들이 관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사제도를 적극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양 시장은 또 광주 나눔의집과 각별히 인연을 맺고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에 힘을 쏟았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그를 ‘광명시장 아들’로 부를 정도다.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제 수탈 현장인 광명동굴 앞에 시민 성금으로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2015년초에 여성단체협의회장, 종교인들과 논의한 후 그해 8월 15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시민 성금으로 광명동굴 앞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광명동굴은 1912년부터 일본인들이 금을 캤던 금광으로 일제 수탈과 징용의 현장이다. 이곳에 소녀상을 세웠다는데 의미가 크다. 이후 나눔의집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광명동굴에 모셔서 같이 식사하고, 위안부 악극도 함께 봤다. 작년 2월에 영화 ‘귀향’ 시사회를 지자체 가운데 광명에서 처음 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시사회에 초청했고, 그 자리에서 광명동굴 입장 수익금 1%를 나눔의집에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광명시는 이후 광명동굴 입장료 수입 1%인 5300만원을 나눔의 집에 전달해 약속을 지켰다. 또 관내 중고생 34명이 ‘광명 평화의소녀상 지킴이’를 꾸리기도 했다. 나눔의 집은 광명시 지원금으로 나눔의 집 부지 내 건평 330㎡ 규모 역사체험장을 만들어 8월 14일 준공할 예정이다. 양 시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에 힘쓰고 기념사업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이 여성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이 여성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그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애정을 쏟게 된 이유를 물었다. 양 시장은 “1970년대말에 고교, 80년대초에 대학을 다녔다. 친일 청산이 이뤄지지 않아 3·1절이나 광복절 기념식 단상에 친일파와 친일파 후손이 앉아 있고 단하엔 독립애국지사 후손이 앉아 있었다. 역사에 정의가 없고 민족 정기를 세우지 않은 나라라는 현실이 가슴 아팠다”며 긴 이야기를 풀어냈다. 직접적인 계기는 광명시기독교교회협의회 목사님들과의 만남이 계기가 됐다. 목사님들이 매년 8월 15일 광명교회에서 일제 만행에 관한 동영상을 상영하고, 일제를 규탄하는 기도모임을 해왔는데 그곳에 참여하면서 지자체장으로 어떤 일이든 해야 한다는 책무감을 느꼈다고 한다.

양 시장은 “한해 850만명이 오가는 KTX 광명역사에도 소녀상을 세우고 싶다”며 “일본에 공식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기 위해 만든 평화의소녀상을 일본인들이 철거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 평화의소녀상은 들불처럼 전국에 번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인 시절 ‘특종 기자’로 통했던 양 시장은 광명동굴로 ‘특종 행정’을 터뜨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산업유산과 문화적 가치가 결합된 동굴테마파크 덕에 서울의 베드타운이 연간 142만명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도시로 부상했다. 그는 “폐광된 후 40여 년간 새우젓 창고로 쓰이며 버려져 있던 폐광을 역발상 마인드로 사들인 후 공무원들과 현장에서 지혜를 짜냈다. 국내외에 벤치마킹하러 다녀오면 ‘어떻게 광명동굴에 적용할까’ 얼굴을 붉힐 정도로 토론했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니 얼마나 두려웠겠나. 공무원들이 일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화합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폐광의 기적’을 이룬 비결을 전했다. 광명동굴은 지난해 세외수입 80억 원, 일자리 400개가 창출된 역사·문화 테마파크로 자리잡았다.

광명시는 올해 광명동굴이 도심 속 동굴테마파크, 근대산업유산을 간직한 산업유산공원, 친환경 공원 기능을 모두 갖출 수 있도록 단계별 전략을 세워 문화콘텐츠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동굴 내부에 타임캡슐과 대형 미디어파사드 쇼 등 첨단과학기술을 접목한 프로그램, 동굴 외부에 광부 역사 체험존·가상현실공포 체험관·미디어파사드 전용관 등을 새롭게 만들 계획이다. 또 산업유산인 선광장을 복원해 교육 코스로 개발하고 지하갱도를 이용한 탐사 체험 코스도 중장기적 사업으로 진행한다.

양 시장은 “장기적으로 문화예술과 첨단과학기술이 접목된 창의적인 콘텐츠와 세계적으로도 체험하기 어려운 동굴 지하 2, 3레벨을 개발할 구상”이라며 “광명동굴 주변 17만 평을 가칭 ‘동굴 유토피아’로 단계별로 투자·개발해 광명동굴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유라시아 거점도시’라는 큰 그림 아래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KTX 광명역을 유라시아 대륙철도 출발역으로 키우려는 계획이다. 그는 “광명동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해 글로벌 관광도시의 입지를 굳혀 나갈 것”이라며 “광명동굴이 광명의 미래 먹거리라면 유라시아 대륙철도는 대한민국의 미래전략”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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