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여성노동 관련 단체

3·8 세계여성의 날 맞아

국내 최초 ‘조기퇴근시위’ 열어

 

노동자연대와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여성노동자회 등 13개 노동단체로 구성된 ‘3.8 조기퇴근시위 3시 STOP 공동기획단’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기퇴근시위를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노동자연대와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여성노동자회 등 13개 노동단체로 구성된 ‘3.8 조기퇴근시위 3시 STOP 공동기획단’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기퇴근시위를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성별 임금격차 해소하라. 세시부터 무급이다, 그대로 멈춰라!”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하라! “여성은 소모품이 아니다 싸구려 노동자도 아니다!” “아르바이트 노동자도 노동자다, 노동인권 보장하라!”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여성노동자들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노동계가 연 ‘조기퇴근시위 3시 STOP’이었다. 날은 추웠지만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임금 불평등, 성차별, 성폭력을 경험한 이들은 한목소리로 ‘동일노동 동일임금’ ‘여성 노동권 보장’을 외쳤다.

이날 행사는 노동자연대, 서울여성노동자회, 아르바이트노동조합,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등 13개 여성노동 단체가 공동 기획했다. 일반 시민을 포함해 노동당,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녹색당, 민중의 꿈 여성운동본부, 민중연합당, 엄마당, 부천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엄지당, 인천여성노동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경기·인천·충남·충북본부, 전국여성노동조합 서울·경기·인천지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소속 15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여했다. 사회를 맡은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상임대표는 “단군 이래 처음으로 열린 조기퇴근시위”라며 이날 행사를 소개했다.

 

노동자연대와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여성노동자회 등 13개 노동단체로 구성된 ‘3.8 조기퇴근시위 3시 STOP 공동기획단’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기퇴근시위를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노동자연대와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여성노동자회 등 13개 노동단체로 구성된 ‘3.8 조기퇴근시위 3시 STOP 공동기획단’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기퇴근시위를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노동자연대와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여성노동자회 등 13개 노동단체로 구성된 ‘3.8 조기퇴근시위 3시 STOP 공동기획단’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기퇴근시위를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노동자연대와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여성노동자회 등 13개 노동단체로 구성된 ‘3.8 조기퇴근시위 3시 STOP 공동기획단’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기퇴근시위를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남성이 받는 임금을 100이라고 했을 때, 여성이 받는 임금은 대략 64다. 1일 근로시간인 8시간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여성은 오후 3시부터 무급으로 일하고 있는 셈이다. 임 대표는 “‘여풍당당’ ‘여성 상위시대’와 같은 헛소리가 얼마나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외면하는 것인지 (알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 노동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현장에서 경험한 각종 차별이 쏟아졌다. 김승현 알바노조 조합원은 최저임금과 성폭력 문제를 지적했다. “아르바이트 사업장에서는 비교적 젊은 여성을 많이 고용합니다. 어린 여성은 더 쉽게 부려먹을 수 있고 지배할 수 있고 성적 대상화를 하며 소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들은 성폭력에 노출되고 외모규정에 맞춰 ‘꾸미기 노동’을 하며 손님들의 무자비한 폭언과 성희롱 속에서 임금마저 적게 받고 있습니다.”

“14살 때 처음으로 알바를 시작했다”는 김씨는 “매장에 가자 사장이 스타킹을 주며 이걸 입고 일을 한 후 끝나면 벗어서 주고 가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불안한 마음은 컸지만 저항할 수 없었다”며 “저는 돈을 받아야 하는 을이었고 상대는 건장한 남성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동자연대와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여성노동자회 등 13개 노동단체로 구성된 ‘3.8 조기퇴근시위 3시 STOP 공동기획단’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기퇴근시위를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노동자연대와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여성노동자회 등 13개 노동단체로 구성된 ‘3.8 조기퇴근시위 3시 STOP 공동기획단’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기퇴근시위를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노동자연대와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여성노동자회 등 13개 노동단체로 구성된 ‘3.8 조기퇴근시위 3시 STOP 공동기획단’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기퇴근시위를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노동자연대와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여성노동자회 등 13개 노동단체로 구성된 ‘3.8 조기퇴근시위 3시 STOP 공동기획단’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기퇴근시위를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그는 “(많은 여성들이) 억압과 폭력의 경험에 공감하는 현실이 너무 마음 아프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떠올린다. ‘왜 나를 살리는 사람들은 가난하거나 숨죽여 살아야 하나’. 더 이상 숨죽이지 않겠다. 일상 속에서 투쟁하고 행동하겠다. 우리는 서로를 살아가게 하는 존재다. 항상 마음 깊숙이 지지한다”고 말했다.

임혜숙 사회서비스 노동자는 최저임금 미달을 조장하는 정부의 여성 일자리 정책을 규탄했고, 현희숙 한국교직원공제회 콜센터 해고노동자 조합원은 분리직군제를 악용한 사업주의 고용 착취 문제를 이야기했다. 한국여성민우회 회원이자 게임업체에 종사 중인 서한아씨는 성별 임금격차 문제를 꼬집었다. 

이어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들 주도로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담아 개사한 동요 ‘그대로 멈춰라’를 합창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똑같이 일을 해봤자 어차피 100대 64. 3시부턴 무임금이다, 그대로 멈춰라. 성별 임금격차 OECD 1등인데 억울해서 못살겠다 돈을 내놔라. 회의 중에도, 알바 중에도 그대로 멈춰라. 최저임금 6470, 네가 한 번 살아봐라. 여자라서 최저임금 알고 있거든. 15년째 똑같은 격차 이제 좀 바꾸자. 그런 의미로 우리 모두 다 3시면 멈춰라!” 이후 참가자들은 광화문에서 보신각, 서울고용노동청, 청계로, 광화문 등지로 행진했다. 

공동기획단은 이날 집회에서 Δ성별임금격차 해소 Δ일 돌봄 쉼의 균형 Δ여성에게 안전한 일터 Δ불안정노동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 등 ‘여성노동계 4대 의제 10개 요구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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