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으로 좋은 세상 만들자”
“엄마 손으로 좋은 세상 만들자”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7.02.27 17:24
  • 수정 2017-03-02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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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지지하고 엄마들을 지지한다(엄지당)' 창당 준비 모임

아이 아토피까지 엄마탓...사회구조 문제 교묘히 떠넘겨

우리가 생각하는 정치는 소박

2018년 지방선거 후보 배출이 1차 목표 

 

2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엄지당 창당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엄마들 중 일부가 기념 촬영에 응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엄지당 창당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엄마들 중 일부가 기념 촬영에 응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아이가 공부를 못해도 엄마 탓이고, 아이가 아토피로 아파도 엄마를 탓한다. 사회구조적인 문제임에도 교묘하게 엄마의 책임으로 떠넘겨지고 있다. 내 아이가 더 좋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게 이제 엄마들이 바꿔나가야 한다.”

엄마들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제도권 정치 무대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들의 모임 이름은 ‘엄지당’이다. ‘엄마들이 지지하고 엄마들을 지지한다’는 의미다.

엄지당 준비 모임이 27일 서울 종로구 문화공간 온에서 개최됐다.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 거주하는 20여명이 자녀를 데리고 회의장소로 속속 모여들었다. 4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아이들이 갑자기 아프거나 떼를 써서 외출에 실패한 엄마들이 절반 가까이 됐다. 손수 끓인 메생이떡국을 한그릇씩 나눠먹고 회의를 시작했다.

엄지당의 역사는 길지 않다. 지난해 가을 몇몇 엄마들이 아이디어를 내 의견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이후 올해 1월 차병원그룹의 제대혈 불법 시술, P&G 기저귀 발암물질 검출 문제를 공론화하고 있다.

엄지당이 생각하는 정치는 소박하다. 같은 문제의식을 느끼고 고민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해결을 위해 요구안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다. 세상에 다양한 엄마들이 있지만 근본적인 공통점이 있다. ‘내 아이가 살 미래는 더 좋은 세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엄마만이 아니라 이같은 취지를 공감하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엄마들이 지지하고 엄마들을 지지하는’ 엄지당이 2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창당을 논의하기 위해 처음으로 공개 모임을 가졌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엄마들이 지지하고 엄마들을 지지하는’ 엄지당이 2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창당을 논의하기 위해 처음으로 공개 모임을 가졌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준비 모임 대표는 김은진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았다. 먹거리와 농업 관련 제도와 법 연구를 하며 전국 곳곳에서 강연을 다니는 과정에서 수많은 엄마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사회구조적으로 발생하는 불합리한 문제의 종착점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가령 아이가 공부를 못해도 엄마 탓이고, 아이가 아토피로 아파도 엄마 탓이라는 것이다. 각종 문제가 사회구조에 의해 발생하지만 엄마의 선택, 엄마의 책임으로 떠넘겨지고 있고 그 결과 결혼을 기피하고 가정이 해체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날 모임에 참가한 신은옥(43·서울 방학동)씨는 “지역에서 공동육아학부모협동조합에 참가하면서 아이들의 먹거리문제와 보육문제 전반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이를 법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하던 차에 엄마들이 스스로 나서서 정치에 참여해야겠다고 느껴 함께할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엄마들이 지지하고 엄마들을 지지하는’ 엄지당이 2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창당을 논의하기 위해 처음으로 공개 모임을 열어 정책공약을 논의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엄마들이 지지하고 엄마들을 지지하는’ 엄지당이 2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창당을 논의하기 위해 처음으로 공개 모임을 열어 정책공약을 논의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차병원 기증 제대혈 불법 사용 사건’을 보고 참여하게 된 박미은(가명·39)씨는 백일 전 아이를 출산하면서 제대혈을 유료 보관했던 당사자다. 그는 “이번 문제를 보고 이 사회의 모성 존중은 너무나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생각했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엄마들이야말로 사회적 정치적 사각지대를 직접 겪으며 살아가는 것 같아 정치에 직접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진아(39·서울 정릉동)씨는 “결혼은 했지만 아이가 없다. 우리나라는 아직 기혼여성에 대한 관점이 ‘아이 낳는 도구’라는데 머물러있어 애석하다. 그에 비해 출산과 육아에 대한 제도적 지원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미약하다. 반면 일반적 어머니의 삶을 헌신과 봉사로만 치적하는 것도 딜레마라고 느꼈다. 이런 고민을 나누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엄지당의 활동은 이제 시작됐지만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 후보를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국 5개 광역시에서 1000명 이상 당원을 모집해 올해 가을 창당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코앞에 온 대선을 위해 정책공약을 만들어 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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