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경력단절 여성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

“비취업 여성 61.4% 시간제 일자리 선호”

한국여성노동자회, “선호 아닌 강요” 비판

 

여성들은 가사와 육아 등 돌봄노동에 내몰리면서 ‘육아 크레바스’에 걸려 경력단절을 겪는다. 돌봄노동은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때문에 생계비를 벌기 위해 취업을 선택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시간제 일자리를 찾을 수 밖에 없다. ⓒ김성준
여성들은 가사와 육아 등 돌봄노동에 내몰리면서 ‘육아 크레바스’에 걸려 경력단절을 겪는다. 돌봄노동은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때문에 생계비를 벌기 위해 취업을 선택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시간제 일자리를 찾을 수 밖에 없다. ⓒ김성준

‘비취업 여성이 시간제 일자리를 선호한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여성노동단체는 “선호로 포장된 강요”라고 강력 비판했다. 육아와 가사 등 돌봄노동이 여성에게 쏠려있는 상황에서 생계비를 벌어야 하는 여성에게 시간제 일자리는 강요된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여성가족부는 21일 ‘경력단절 여성 비율 줄고, 비취업 여성 시간제 일자리 선호’라는 제호의 보도자료를 통해 ‘2016 경력단절 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5~54세 미혼·기혼여성 4835명을 대상으로 한 실시했다.

조사 결과, 경력단절을 경험한 이들의 비중은 전체의 48.6%에 달했다.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까지 걸린 기간은 8.4년이며, 경력단절이 처음 발생하는 나이는 28.5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력단절 이후 첫 일자리 월 임금(소득)은 146.3만원으로 경력단절 이전의 173.1만원보다 월 26.8만원 낮아졌으며, 취업여성 중 경력단절 경험 유무에 따른 개인별 임금(소득) 격차는 월 평균 76.3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취업 상태의 여성 중 61.4%가 향후 취업 시 희망하는 근로형태로 시간제 일자리를 선호했다. 그 이유로 육아(42.6%), 자녀교육(23.5%), 가사(11.7%) 순으로 응답했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이번 결과에 대해 “돌봄노동은 온전히 여성이 처리해야 하는 노동이기 때문에 여성은 이 노동에서 놓여날 수 없다”며 “일단 돌봄노동을 우선순위에 놓는지만 부족한 생계비를 벌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제 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체는 “시간제 노동자는 월 평균임금으로 74만원을 받고 16.6%만이 퇴직금을 지급받는다”며 “국가는 시간제 일자리의 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여성들을 시간제 일자리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공공부문에서는 멀쩡한 전일제 일자리를 쪼개고 중심업무에서 배제된 채 보조 잡무만 준다. 승진은 꿈도 꿀 수 없다”면서 “이런 일자리를 여성을 위한 일자리라 부르고, 이러한 일자리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지나며 계속 늘어나 이미 여성노동자 5명 중 1명은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노동자회는 “돌봄노동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예방하는 정책, 재취업 시에 돌봄노동을 나눌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면서 “여성에게 돌봄노동을 독박 씌우고 멀거니 쳐다보는 것은 최악의 책임방기다. 더 이상 여성들에게 시간제 일자리를 강요하며 여성들이 원하고 있다 호도하지 말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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