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아에프앤씨 김명자 회장송연실 대표

2대 걸쳐 장을 만드는 진아에프앤씨(眞我Food&Culture)...경영철학 '식약동원'

 

진아에프앤씨 김명자 회장(왼쪽)과 송연실 대표 ⓒ여성신문
진아에프앤씨 김명자 회장(왼쪽)과 송연실 대표 ⓒ여성신문

“어머니께서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지가 액젓과 간장, 된장을 만드는데 아주 중요한 자양분이 된 것 같아요. 좋은 음식, 깨끗한 음식, 건강한 음식을 만들겠다는 마음이 장맛에 녹아 있다고 생각해요.”

‘식약동원’을 경영철학으로 2대를 이어가며 장을 만드는 진아에프앤씨(眞我Food&Culture)  송연실 대표와 어머니 김명자 회장을 경주시 강동면 왕신리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멸치액젓을 담기 시작한건 친정어머니입니다. 기업과 사회활동을 하시던 어머니가 2008년 암 수술을 받으셨는데 치료 중이던 어느날 TV에서 구더기가 득실거리는 멸치젓에 관한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으셨지요. 안 좋은 음식이 암의 원인이 되었을지 모른다고 후회하시며 김치를 담기 위해 꼭 필요한 멸치젓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셨어요.”

 

해마다 수백포기의 김장을 이웃에게 나누어 온 김회장에게 액젓의 의미는 매우 컸다. 김회장은 이듬해 봄 60Kg의 멸치로 액젓을 만들기 시작했다. “잘 삭힌 후 항아리에 용수를 앉히고 옛날 방식대로 액젓을 떴더니 구수하면서 감칠맛이 났어요. 액젓을 먹어본 친지와 이웃들은 한결같이 맛있다고 하니 어머니는 다음해 160Kg의 멸치를 담으시더라구요.”

늘어난 멸치의 양만큼 항아리의 수도 늘어났다. “전국 사찰과 고가를 뒤져 오래된 장독을 어렵게 구했어요. 오래된 장독이 새 장독보다 발효가 잘된다는 논문도 있어요.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서는 음식을 담는 용기도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어머니의 건강회복을 위해, 암 완치를 위한 방법을 책과 인터넷을 통해 찾았다는 송대표는 “면역력을 높이는 것,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에 그 열쇠가 있다는 것, 김치와 된장, 간장이 우리 몸을 지켜주는 방패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지요.”

평소 음식에 관심이 많았던 송대표는 어머니에게 멸치액젓 담그는 법을 전수받고 발효음식 연구에 매진했다. 

“예로부터 멸치젓을 뜨고 남은 것에 물 붓고 끓여서 걸러서 맑은 액젓을 만들어 조선간장 대신 사용했는데 요즘의 어간장입니다. 그럼 멸치젓에 물을 넣고 끓여서 만든 액체에 메주를 넣어서 조선간장과 된장을 담으면 어떤 맛일까 궁금해졌어요.” 

2011년 콩 40kg으로 메주를 몇 개 만들어 실험을 시작한 송대표는 우리나라와 일본, 여러 나라의 발효음식을 찾아 가서 배우기도 하고 논문과 관련서적을 통해 연구했다. 그 결과 2015년 7월에「멸치잔사와 메주를 이용한 어간장 및 어된장 제조방법 및 이에 의해 제조된 어간장 및 어된장」으로 특허를 받았다. 

“대부분 소금물을 이용하여 장을 만들지만 왕신은 멸치젓의 감칠맛을 이용하여 간장과 된장을 만듭니다. 시중의 어간장에는 메주가 들어있지 않고 재래 조선간장에는 멸치의 감칠맛이 없어요. 메주의 달콤함에 멸치젓의 감칠맛을 더해 MSG를 넣지 않고도 음식 맛이 날 수 있는 간장입니다.”

마을 이름과 큰 믿음을 가지고 장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아 제품명을 ‘왕신’으로 정했다. “ 아직은 신생기업이라 가족들이 함께 합니다. ‘왕신’의 글씨와 소나무그림은 아버지가, 국내외에서 자료를 찾아주고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늘 함께 답을 찾아주는 남편, 바쁠 때 동생들이 나서서 도와주고, 컴퓨터로 작업할 일이 있거나 SNS로 홍보하는 일은 아이들이 도와주고 있어요.” 

연합철강 동경지사장으로 발령 받은 아버지를 따라 초중등 5년을 동경에서 지낸 송대표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NHK에서 일하다 결혼과 함께 부산에 살며 경주로 매일 출근한다. “현대인들에게 발효식품은 늘 관심의 대상이지요. 모두에게 건강을 가져다주기를 기대하며 장을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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