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제9차 범국민 촛불집회를 앞두고 열린 사전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제9차 범국민 촛불집회를 앞두고 열린 사전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올해의 사자성어로 “백성은 물, 임금은 배”라는 뜻의 군주민수(君舟民水)가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전국의 교수 600여 명을 상대로 최근 이메일 설문조사를 벌여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의 ‘군주민수’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았다고 밝혔다. ‘군주민수’는 ‘순자’(荀子)의 ‘왕제’(王制)편에 나오는 말이다.

이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비판하며 국민의 ‘촛불 혁명’이 일어났고, 마침내 국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안까지 가결된 상황을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육영수 중앙대 교수(역사학)가 추천한 사자성어로, 응답자 611명 가운데 가장 많은 198명(32.4%)의 교수가 이 사자성어를 꼽았다. 육 교수는 “분노한 국민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재확인하며 박근혜 선장이 지휘하는 배를 흔들고 침몰시키려 한다”며 “박근혜 정권의 행로와 결말은 유신정권의 역사적 성격과 한계를 계승하려는 욕심의 필연적 산물”이라고 질타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교수는 “2500년 전에 이렇게 주권재민의 원리를 이야기한 순자에게 소름 끼치는 경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교수신문은 전했다.

올해의 사자성어 2위는 176명(28.8%)의 교수들이 꼽은 ‘역천자망’(逆天者亡), 3위는 113명(18.5%)이 꼽은 ‘노적성해’(露積成海)였다.

‘역천자망’은 ‘맹자’(孟子)에 나오는 말로 “천리를 거스르는 자는 패망하기 마련이다”라는 뜻이다. 이 성어를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교수(철학)는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의 헌정농단은 입헌 민주주의의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원리를 거스른 일”이라고 말했다.

3위를 차지한 ‘노적성해’는 윤평중 한신대 교수(철학)가 추천한 성어로 ‘작은 이슬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룬다’는 뜻이다. 윤 교수는 “작은 이슬방울이 모여 창대한 바다를 이루듯 한국 역사의 큰길을 시민들의 촛불 바다가 장엄하게 밝혔다”고 추천 이유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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