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관통하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페미니즘’이다. 지난해 ‘메갈리아’ 등장 이후 일상의 차별과 폭력에 대한 경험을 고발하기 시작한 여성들의 관심은 페미니즘으로 이어졌다. 여성혐오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생존 문제다. 여성들은 애도와 분노를 담은 포스트잇으로 강남역을 물들였고, ‘티셔츠’ 한 장 때문에 교체된 성우를 위해 여성들이 연대해 시위에 나섰으며 검은 옷을 입고 ‘낙태죄’ 폐지 운동에 뛰어들었다. 촛불 정국 속에선 대통령 퇴진과 함께 광장의 여성혐오를 비판하며 젠더 민주주의를 외쳤다. 세상의 변화를 외치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2017년 한국 사회는 어떤 응답을 할 것인가. 올 한 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16장면을 모아봤다.

 

일본 도쿄 터미네이터 박람회에 선보인 배우 카메론 필립스위 실물 크기 모형
일본 도쿄 터미네이터 박람회에 선보인 배우 카메론 필립스위 실물 크기 모형

올해 초 바둑 프로기사 이세돌 9단의 대국에서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승리는 무서운 발달 속도를 인류에게 과시했다.

이와 관련,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 제작도 빠르게 진화하면서 인기 여배우를 닮은 로봇을 만들고, 섹스로봇이 출시되는 등 성 상품화 문제도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섹스로봇 ‘록시(Roxxxy)’를 개발한 트루컴패니언은 지난해 말 대당 7000달러(약 830만원)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섹스로봇 뿐만 아니라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 대부분은 여성의 얼굴과 몸으로 제작돼 성 역할 고정관념을 확대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로봇 제작·사용과 관련한 윤리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한다.

강혜련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여성의 성적인 기능만 강조돼 기계화·도구화되는 것”이라며 “AI 로봇 시대가 열렸지만, 그걸 가지고 뭘 할까 궁리하는 남성들의 사회적 통념은 여전히 성적인 기능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대상으로서의 여성에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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