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관통하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페미니즘’이다. 지난해 ‘메갈리아’ 등장 이후 일상의 차별과 폭력에 대한 경험을 고발하기 시작한 여성들의 관심은 페미니즘으로 이어졌다. 여성혐오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생존 문제다. 여성들은 애도와 분노를 담은 포스트잇으로 강남역을 물들였고, ‘티셔츠’ 한 장 때문에 교체된 성우를 위해 여성들이 연대해 시위에 나섰으며 검은 옷을 입고 ‘낙태죄’ 폐지 운동에 뛰어들었다. 촛불 정국 속에선 대통령 퇴진과 함께 광장의 여성혐오를 비판하며 젠더 민주주의를 외쳤다. 세상의 변화를 외치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2017년 한국 사회는 어떤 응답을 할 것인가.

 

3월 2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여성노동자 결혼퇴직 관행 철폐를 위한 금복주 불매선언 및 여성·노동계 기자회견에서 한 여성노동자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3월 2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여성노동자 결혼퇴직 관행 철폐를 위한 금복주 불매선언 및 여성·노동계 기자회견'에서 한 여성노동자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여성신문

대구 지역 주류업체 ‘금복주’가 결혼한 여성에게 퇴직을 강요하는 ‘결혼퇴직제’를 창사 이후 59년간 유지해온 사실이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의해 확인돼 충격을 줬다.

금복주는 1957년 창사 이래 현재까지 약 60년 동안 결혼하는 여성 직원에게 퇴사를 강요했다. 이를 거부하는 여성에게는 근무환경을 적대적으로 만들거나 부적절한 인사 조처를 해 퇴사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1987년 제정된 남녀고용평등법은 혼인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여성 노동자의 결혼을 퇴직 사유로 예정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사라진 것으로 여겨지던 결혼퇴직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이 알려지자 대구여성회, 대구여성노동자회 등 20여개 단체가 ‘금복주불매운동본부’를 구성해 불매 운동을 펼쳤고 이후 한국여성노동자회, 전국여성노동조합 등 여성·노동 단체 8곳이 결합해 금복주 불매 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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