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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에 대한 역사적 연원을 밝힌 책 〈마녀사냥〉(모리시마

쓰네오 지음/조성숙 번역/현민시스템 펴냄/ 6천원)이 번역·출간됐

다. ‘마녀사냥’이란 용어는 마녀라고 지목되기만 하면 꼼짝없이

죽음을 당하는 것처럼, 한번 낙인 찍히면 사회여론적으로 매장당하

는 사례를 지칭하는 일반 용어가 됐다. 그러나 ‘마녀사냥’이란 말

이 언제부터, 왜 그런 뜻으로 쓰이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마

녀사냥>은 이런 궁금증을 풀어준다.

‘마녀사냥’이라는 용어는 여성학에서 거론되는 ‘여성혐오증’,

‘여성살해(femicide)’의 가장 잔학한 사례 중 하나로 중세 유럽을

휩쓴 집단 광기인 마녀재판에서 유래한다. 중세 전유럽을 종교, 정치

적으로 지배했던 로마 가톨릭교회가 부패, 타락하면서 이에 반기를

든 교인들을 ‘악마와 결탁한 마녀’라는 죄목으로 마구잡이로 화형

에 처한 것이 마녀재판이다.

마녀사냥이 절정에 달했던 16,17세기는 종교, 경제, 정치적으로

‘가톨릭 교회, 소작농, 귀족정치’의 사회구조가 ‘신교, 임금노동,

의회정치’로 바뀌는 변혁기였다. 당시 많은 여성이 방적공으로 생

계유지가 가능해지자 독신여성이 늘어났고, 남성의 지배를 벗어난

여성들이 기존 사회질서와 남성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 이런

배경에서 ‘남자의 갈비뼈로 만든 열등한 존재이지만 악마와 결탁해

남자보다 강해진 악인’이라는 낙인을 찍는 ‘여성혐오설’이 크게

돌면서 남성지배층은 여성에 대한 통제가 필요했고, 이것이 마녀사

냥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 대상은 가부장제적 가족에 동화되지

않은 여성, 즉 결혼을 거부한 여성(방적공), 남편보다 오래 산 여성

(과부), 주술사(무당), 산파 등인데 육체적, 경제적, 정신적으로 독립

한 여성들을 제거함으로써 사회불안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 여성 집

단살해의 논리적 근거.

책은 이러한 여성중심적 통찰보다 ‘이단심 문제’라는 종교적 문

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과학사를 전공한 저자의 치밀한 과학적

통찰로 마녀재판의 핵심적 요소인 심문방법은 인간이 얼마나 악랄

해질 수 있는지, 여성탄압이 얼마나 극에 달해있는지 사실적으로 보

여준다.

그 탄압의 방법은 ‘한명의 이단자를 처단하기 위해서는 천명의 무

고한 희생을 아까워하지 않으며, 피고에게 유리한 기회는 완전히

빼앗고, 불리한 증언을 위해서는 온갖 기회를 동원하며, 온갖 기술을

동원한 고문에 의해 자백을 강요하거나 취조하며, 용의자는 처음부

터 유죄판결에 직결되어 있으며, 죄에 대한 변상 의무는 온몸을 태

운 후에도 남아 모든 심문비용은 자신의 몸을 태운 땔감 값을 포함

해 재산몰수로 변상시킨다’는 것으로 추릴 수 있다.

이 책은 결국 ‘마녀재판’혹은 ‘마녀사냥식 때려잡기’가 비단 과

거의 일이 아니며 현재에도 여러 양상으로 도처에서 자행되고 있음

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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