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10일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 약 3500명(경찰 추산)이 이화여대 캠퍼스에 모여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8월10일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 약 3500명(경찰 추산)이 이화여대 캠퍼스에 모여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뉴시스·여성신문

‘100만 촛불’을 든 시민들, ‘느린 민주주의’로 최경희 총장 사퇴를 끌어낸 이화여대 학생들, ‘대한민국 효녀연합’ 등 이름으로 사회적 예술 활동을 벌여온 홍승희씨,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촉구 활동을 해온 오지숙 ‘리멤버0416’ 대표… 환경재단이 선정한 ‘2016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세밝사)’ 수상자들이다. 

환경재단은 지난달 28일 ‘2016 세밝사’ 수상자 19팀을 발표했다. 올해 11회째인 세밝사는 한 해 동안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눔과 헌신, 도전과 열정, 웃음과 감동을 통해 어둡고 그늘진 곳을 따뜻하게 밝혀준 개인이나 단체에 주는 상이다. 지난달 3일~18일까지 후보자 600여명을 추천받아, 각계 전문가 10인의 심사를 거쳐 사회봉사(4팀), 환경개선(2팀), 고난극복(2팀), 재능문화(4팀), 사회혁신(7팀) 등 5개 분야에서 수상자를 정했다.

수상자들 중에선 ‘100만 촛불국민’이 눈에 띈다.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이 불러온 전국 촛불시위 현장에서 평화와 질서, 쓰레기 없는 문화를 실천한 이들이야말로 부당한 국가권력의 독선과 오만에 맞서는 민주주의 승리의 현장임을 여실히 증명했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지도부 없이 참여자 모두가 자유토론과 투표에 참여해 의사를 결정하는 ‘느린 민주주의’로 최경희 총장 사퇴, 박근혜 정부의 부패·비리 의혹을 제기한 이화인들도 상을 받게 됐다. 

최근 세월호 추모집회 퍼포먼스, 대통령 풍자 그림 등으로 인해 징역 1년6월을 구형받았지만 “’사회적 감옥’을 깨트리는 일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사회예술가 홍승희 씨도 상을 받는다.

세월호 참사 이후 2년간 참사의 진상 규명과 유족들과의 연대를 위해 1인 시위, 뮤직비디오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온 오지숙 ‘리멤버 0416’ 대표도 ‘사회봉사’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외에도 사회적 약자들 편에 서서 무료변호로 재심을 끌어낸 박준영 변호사,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재단을 설립해 환경·기후변화, 야생동물 보호 등에 관한 프로젝트를 실행해온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수능최고령 도전자’ 김정자 할머니, 13년간 3억 원이 넘는 돈을 사회 공헌 목적으로 기부한 ‘신화’의 김동완 씨 등이 수상자 명단에 올랐다.

심사를 맡은 환경재단 ‘2030에코포럼’ 공동대표단(노소영, 박재갑, 최열, 최재천, 한비야)은 “고난극복과 봉사, 각종 재능을 통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헌신한 사람을 찾고 널리 알리고자 했다”면서 “권력과 물질만을 좇는 세상에서 자신을 희생하고 능력을 발휘해서 촛불처럼 세상을 밝게 비추는 사람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희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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