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
한국을 대표하는 여행가이자 국제구호 활동가인 ‘바람의 딸’ 한비야가 돌아왔다. 30대에는 6년에 걸쳐 세계 일주를, 40대에는 재난현장에서 생명을 구했으며, 50대부터 이화여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60대에 박사학위를 받은 한비야가 이제 질주하던 삶을 내려놓고 천천히 걷는 법을 배우는 과정을 그려냈다. 한비야는 경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이제 잘 걷는 법을 배워야 할 때”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한비야/중앙북스/1만8800원

민주화 운동가 이오순 평전, 돗자리 장수에서 광장으로
1985년 독재정권에 맞서 분신으로 항거한 송광영 열사가 있다. 그 어머니는 아들을 가슴에 묻은 채 아들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부여잡았다. 마침내 독재의 진실을 마주한 어머니는 아들의 뜻을 이어받아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다. 바로 이오순의 이야기다. 한 여성이자, 가장이자, 아들의 분신 이후에는 민주화 운동가로 살다간 이오순의 생애를 촘촘하게 기록했다.
임수정/밥북/1만8천원

자연스럽다는 말
우리는 흔히 “자연스러운 게 좋다”고 자주 말한다. 그러나 무엇이 자연스러운 것이며,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자연을 인간 행동의 근거이자 정답으로 삼을 때, 자연은 오히려 오류의 언어가 된다. “동성애는 자연 법칙에 어긋난다”는 식의 주장이 대표적인 예다. 저자는 인간이 만든 차별과 억압을 자연의 이름으로 정당화할 때, 자연은 더 이상 진실의 근원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수지/사이언스북스/2만2천원

디 에센셜: 제인 오스틴
‘디 에센셜’ 시리즈의 열 번째 주인공으로 올해 탄생 250주년을 맞이한 세계적인 작가 제인 오스틴이 낙점됐다. 오스틴의 소설 중 유일하게 도덕적 결함이 있는 매력적인 팜파탈 주인공이 등장하는 단편 소설 『레이디 수전』부터 오스틴의 일상과 문학가로서의 성장 과정, 창작 실험의 여정을 살필 수 있는 1790~1817년 사이 오스틴이 쓴 편지들, 그리고 대표작 『오만과 편견』이 수록됐다.
제인 오스틴/전승희·윤지관 옮김/민음사/2만원

입양으로 아기를 잃은 50만 명의 여성들
입양을 통해 누군가는 아이를 얻고 누군가는 필연적으로 잃는다. ‘입양은 사랑’이라는 주술 같은 말 속에 비가시화되고 침묵된 존재가 있다. 바로 입양으로 아기를 잃은 어머니다. 이 책은 오래전 미혼 임신과 출산에 대한 낙인과 편견 속에서 입양을 선택해야 했던 영국 미혼모들의 경험을 소환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지난해 보호출산제가 도입된 한국에도 유의미한 통찰을 줄 것이다.
데이비드 하우·필리다 소브리지·다이아나 히닝스/권희정·이태인·전세희·조소연 옮김/안토니아스/1만6천원

생각보다 괜찮은 나를 발견했다
우리는 매일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피하며 살아간다. 늘 타인의 기준에 맞춰 행동하다 보면 정작 ‘나’라는 사람은 뒷전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면, 자신을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저자는 우리에게 “괜찮다. 그럴 수 있다”라고 말해주는 대신 우리가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왜 그런 행동을 반복하는지를 차분히 짚어낸다.
이진아/밀리언북/1만7800원

고기능 우울증
늘 바쁘게 일하고, 맡은 일을 완벽하게 해내며 겉보기엔 아무 문제 없어 보이지만 기뻐해야 할 순간에 마음이 따라주지 않고, 몸이 지쳐도 멈추는 법을 모른 채 ‘기계’처럼 일상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고기능 우울증’을 앓고 있는 이들이다. 저자는 우울조차 감지하지 못할 만큼 성실함과 책임감에 사로잡혀 하루를 버티는 현대인의 이면을 포착하며, 고기능 우울증의 본질을 정면으로 다뤘다.
주디스 조셉/문선진 옮김/포레스트북스/2만원

지방이 죽어야 지방이 산다
저자는 지방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구조와 정책이 실패했다고 단언한다. 지난 수십 년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펼친 ‘모든 지역을 억지로 살리려는 희석 정책’은 결국 자원을 분산시키고, 인구와 산업을 수도권으로 더욱 빨아들이는 역효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모든 지역을 살릴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인정하고, 거점·강소 도시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투자와 자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익준/에이원북스/1만8천원

일상이 고고학, 나당전쟁과 문무왕
신라는 국익을 위해 최강국 당나라를 어떻게 활용했을까? 저자는 정글과 같은 세계 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이 기억해야 할 역사적 사건인 나당전쟁과 문무왕을 재조명함으로써 강대국에 맞서 승리하는 법을 제시했다. 아울러 저자는 여타의 역사서와 달리 현재 우리가 밟고 서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 문헌을 통해 고증하는 방식으로 이해도를 높이고 고고학의 묘미도 더했다.
황윤/책읽는고양이/1만98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