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신고 처리율은 3.8%에 불과
민형배 “인력·예산 확충해 암표 근절해야”

NCT WISH(엔시티 위시)가 9월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광장에서 미니 3집 ‘COLOR’(컬러)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NCT WISH(엔시티 위시)가 9월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광장에서 미니 3집 ‘COLOR’(컬러)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최근 케이팝(K-Pop) 공연 암표 가격이 천만원에 육박하는 등 암표 시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암표 신고제도의 실효성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현재까지 최근 3년간 암표 신고 건수는 총 5405건에 달했다. 이 중 유효신고로 인정된 건수는 306건, 실제 조치까지 이어진 사례는 207건에 불과했다. 전체 신고 대비 처리율은 3.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 암표신고 주요 현황 ⓒ민형배 의원실.
공연 암표신고 주요 현황. ⓒ민형배 의원실

암표 거래 가격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콘진원의 모니터링 결과, 엔시티 위시(NCT WISH)와 에스파, 블랙핑크, 라이즈 등 인기 그룹의 공연 티켓 정가는 15만원에서 20만원 대이지만 암표 판매가는 최대 970만원에 제시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오는 11월 2일로 예정된 엔시티 위시의 첫 단독 콘서트 티켓(VIP석 19만 8천원)을 970만원에 제시한 게시글이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파의 경우에도 15만 4천원에 해당하는 콘서트 티켓을 50배 넘게 부풀린 784만 6천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정가의 50배가 넘는 암표가 등장하면서 “티켓 한 장이 중고차 값”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법과 제도의 허점, 그리고 인력과 예산의 부재다. 현행 공연법 상 티켓 구매 당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다는 법률적인 한계가 있다. 더욱이 콘진원이 운영하는 ‘대중문화예술분야 온라인 암표신고센터’는 담당 직원이 단 1명에 불과하며, 다른 업무까지 병행하는 상황이다.

예산도 줄고 있다. 암표신고센터에 편성된 예산은 2023년 1억 2400만원에서 2024년 3억 1600만원으로 늘었지만, 올해 다시 2억 1800만원으로 감소했다. 

민형배 의원은 “세계가 주목하는 케이팝 무대 뒤에서 암표가 난무하는 현실은 우리 문화의 신뢰를 해치는 일”이라며 “시급히 제도를 개선하고 인력과 예산을 확충해 암표 근절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