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혼인평등 운동 주도한 ‘무지개평등권빅플랫폼’
동성혼 법제화 6주년 사회 인식 조사 결과

2019년 5월 24일부터 대만에서는 성소수자가 결혼할 수 있게 됐다. 법제화 후 거의 1년이 지난 2020년 5월 23일까지 대만에서는 4021쌍의 커플이 결혼했다. ⓒTEC
지난 2019년 5월 24일부터 대만에서는 성소수자가 결혼할 수 있게 됐다. 법제화 후 거의 1년이 지난 2020년 5월 23일까지 대만에서는 4021쌍의 커플이 결혼했다. ⓒTEC

대만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대통령이 성소수자(LGBTQ+)일 경우에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성혼 법제화 6주년을 맞은 대만 사회가 정치 영역에서 성소수자 수용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만의 혼인평등 운동을 주도한  ‘무지개평등권빅플랫폼(Taiwan Equality Campaign, 이하 TEC)’이 대만 성인 1083명을 대상으로 ‘동성혼 법제화 6주년 사회 인식 조사’를 한 결과를 지난 18일 여성신문에 공개했다. 

조사 결과, ‘당신의 선거구 최고 행정관(시장·대통령)이 LGBTQ+일 경우 수용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1.6%가 “수용한다”고 답했다. 반대는 35.4%였다.  

지방의원이나 입법위원 등 선출직 대표가 성소수자인 경우도 응답자의 68.8%가 수용한다 답했다. 이는 지난해(66.7%)보다 2%포인트(p) 상승한 수치로, 성소수자 정치 대표성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 전반의 성소수자 수용도 역시 70%를 웃돌았다. ‘동료·급우가 성소수자일 경우 수용한다’는 응답이 77.2%, ‘교사·상사일 경우’ 71.5%, ‘자녀가 학교에서 성소수자 관련 교육을 받는 것’은 74.1%로 나타났다. 실제, 성소수자 지인이나 친척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회 전반의 성소수자 수용도 역시 70%를 웃돌았다. ‘동료·급우가 성소수자일 경우 수용한다’는 응답이 77.2%, ‘교사·상사일 경우’ 71.5%, ‘자녀가 학교에서 성소수자 관련 교육을 받는 것’은 74.1%로 나타났다.ⓒTEC
사회 전반의 성소수자 수용도 역시 70%를 웃돌았다. ‘동료·급우가 성소수자일 경우 수용한다’는 응답이 77.2%, ‘교사·상사일 경우’ 71.5%, ‘자녀가 학교에서 성소수자 관련 교육을 받는 것’은 74.1%로 나타났다.ⓒTEC

반면 ‘내 자녀가 성소수자인 경우’ 수용한다는 응답은 58.8%로 가족 내부에서의 수용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공공장소에서의 애정 표현에 대해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이성 커플은 80.4%, 여성 커플은 58.6%, 남성 커플은 49.0%만 수용한다고 응답했다.

동성 부부의 입양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5.7%가 찬성했다. 또 ‘국적과 무관하게 동성혼을 인정해야 한다’는 데에는 62.9%가 동의했다.

보조생식에 대한 지지는 엇갈렸다. 여여 부부의 인공수정 출산에는 57.7%가 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3.7%p 하락한 결과다. 남남 부부의 대리모 출산에는 43.1%만 찬성해 반대(52.7%)가 과반을 차지했다.

TEC는 보고서에서 “일부 영역에서 사회적 수용성이 정체되거나 후퇴하고 있다”며 “평등교육 강화, 차별금지법 제정, 법적 지원 자원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성소수자 정치인에 대한 수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정치권에서도 성별 다양성을 갖춘 대표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장려해야 한다”고 했다.

대만은 2019년 아시아 최초로 동성혼을 법제화했다. 이어 네팔, 태국도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아시아에서 동성혼이 가능한 국가는 세 국가로 늘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동성혼이 허용된 국가는 39개국에 달한다.

TEC의 조사는 2025년 4월 7~9일 만 18세 이상 대만 성인 108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방식은 전화 면접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98%다.

한편, 한국의 성소수자 포용도는 대만에 비해 한참 떨어진 수준이다. 지난 7월 한국리서치가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을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명 중 1명이 직장동료의 커밍아웃(51%), 친한 친구의 커밍아웃(50%)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했다. 가족이나 친척·친구 등 지인 가운데 성소수자가 있다고 답한 이는 10명 중 1명(13%) 가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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