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말에 책임이 따른다는 것 단호히 보여줘야”

22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 된 손솔(30) 진보당 의원이 27일 첫 국회 연설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징계를 직접 요구했다. “정치인의 말에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단호히 보여줘야 혐오와 차별을 멈출 수 있다”고도 했다.
손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첫 선서 후 발언대에 올라 “이준석 의원을 징계해 주십시오”라고 직접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본회의장이 잠시 웅성거렸고, 당사자인 이준석 의원이 두 손을 올리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손 의원은 “22대 최연소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막내인 데다 전학생이 된 기분”이라며 “열심히 배우고 많이 일하고 싶다. 하지만, 아직 4석의 소수정당이라 법안 발의를 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첫인사 자리에서 이 말씀을 드려도 되나 많이 고민했다. 하지만 지금도 진행 중인 사안이고, 우리 국회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일이기에 용기를 낸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선 기간 중 청년들과 함께 대선후보 TV 토론회를 시청하다 이 의원의 ‘언어 성폭력’ 발언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당시 개혁신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이 의원은 지난 5월27일 대선 3차 TV토론에서 여과 없는 성폭력 발언을 해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손 의원은 “3차 토론회 후 우리는 한자리에 있으면서도 서로에 대한 응원조차 나눌 여유가 없었다”라며 “저 역시 한 방 때려 맞은 것처럼 어안이 벙벙했다. 다음날 선거 운동에 나서면서도 힘이 축 빠져 기운이 돌아오지 않아 괴로웠다”고 했다.
이어 “답은 하나였다. 이준석 후보가 TV토론 생중계에서 내뱉은 충격적인 발언에 모두가 동시에 한 방 얻어맞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손 의원은 “수년간 어려운 틈을 비집고 진보정치를 꾸려오던 저조차 이렇게 힘든데 평범한 청년들은 오죽했겠나”라며 “그 고통스러운 마음과 참담함이 모여 이준석 의원 제명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 59만이라는 결과로 표현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 요청에 국회가 답해야 한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혐오도 그러하다. 아니 더 멀리 퍼진다”라며 “정치인의 말에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단호히 보여줘야, 혐오와 차별을 멈출 수 있다”고 정치인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손 의원은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국회의 윤리특별위원회가 하루빨리 구성되어 징계안이 논의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라고 촉구했다.

손 의원은 이화여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총학생회장을 역임했다. 학생회장 시절 세월호 추모 학내 행동, 일방적 학내 구조조정 규탄 행동 등을 이끌며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이후 진보당 수석대변인을 지내며 정치 경력을 쌓았다. 지난해 총선에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15번을 배정받았고,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위성락 전 의원이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되면서 의원직을 승계받았다. 이후 민주당에서 제명돼 진보당에 복당했다.
손 의원은 진주 편의점 숏컷 폭행사건 피해자와 연대하고, 진보당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TF 공동단장으로 활동하는 등 여성혐오와 차별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 동덕여대 투쟁에 대해서도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최근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손 의원은 “사적인 영역까지는 차치하더라도 공적인 영역에서 차별과 혐오 표현을 단호히 중단시켜야 하기 때문에 차별금지법을 비롯해 혐오와 차별을 막을 수 있는 다양한 입법 방안을 검토하고자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