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선고 앞두고 엄벌 탄원서 모집
“딸 억울함 풀어주기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

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거제 교제살인 사건’ 피해자 유가족 기자회견이 열렸다. ⓒ여성의당
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거제 교제살인 사건’ 피해자 유가족 기자회견이 열렸다. ⓒ여성의당

거제 교제폭력 살인사건의 피해자 고 이효정씨의 유족이 오는 21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재판부를 향해 가해자에게 감형 없는 엄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거제 교제살인 사건은 지난해 4월 고 이효정씨가 경남 거제에 위치한 원룸에서 무단으로 침입한 전 남자친구로부터 폭행 당한 뒤 사망한 사건이다. 가해자는 30분 동안 효정씨 위에 올라타 그가 의식을 잃기 직전까지 목을 조르고, 머리를 구타하는 행위를 반복했다. 외상성 경막하출혈 등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효정씨는 결국 9일 뒤 패혈증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다. 

상해치사 등으로 기소된 가해 남성은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거제 교제폭력 살인사건의 피해자 고 이효정씨의 유족이 오는 21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가해자에게 엄벌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경남여성회 (X·옛 트위터) 계정
거제 교제폭력 살인사건의 피해자 고 이효정씨의 유족이 오는 21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가해자에게 엄벌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경남여성회 (X·옛 트위터) 계정

효정씨의 어머니 A씨는 2심 엄벌 탄원서를 모집한다고 설명하며 “딸아이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어미로써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은 가해자가 감형 없는 엄벌을 받게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A씨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살인을 저지르고도 반성의 여지조차 없다”며 “죄질이 매우 나쁘고,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형벌에 처해져야 할 것인 바, 엄벌 탄원서를 공개 모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 가족은 가해자가 저지른 죄에 응당한 살인죄로 처벌받게 하고자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민청원 2회, 약 1만장의 탄원서 제출, 국회 기자회견 등 사력을 다해 싸웠다”며 “그러나 검사는 대검찰청과 협의한 사안이라며 살인죄로 공소장 변경을 하지 않았고 끝내 가해자에게 상해치사죄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이대로면 가해자는 20대의 창창한 나이에 출소하게 된다. 효정이는 세상에 없고 저희 가족은 딸을 잃은 슬픔을 그 어디도 말할 데가 없다”며 “다시는 이와 같은 참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거제 교제폭력 살인사건 2심 엄벌 탄원서는 구글폼(https://t.co/25OfXwvVVE)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경남여성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재판부에 총 3만장의 탄원서가 제출된 상태다. 항소심 선고는 오는 21일 오후 2시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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