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중순 시인, 홍매화 헌정시 「거룩한 법신 각황매여!」

“자비의 심지로 뿌리내린 수백년 세월/ 당신의 이름은 각황매/ 당신의 나이만큼 각황전을 지켜 온/ 부처님의 제자, 대선사여!/ 기다림을 아는 흔적이 실체되어/ 꽃으로 피어나고/ 범종소리 가지 끝에 닿을 적 마다/ 마디마디 염주알 같은 꽃망울로 맺혔다가/ 법광으로 붉게 핀 꽃/ 굳은 절개의 꽃이여!/... 희망의 꽃, 자비의 꽃, 홍매화여! 각황매여!/ 거룩한 법신이여!” (현중순 시인, 시 「거룩한 법신 각황매여!」의 일부)
원로시인 현중순씨의 시비(詩碑)가 지난 22일 전남 구례군 화엄사 각황전 홍매화 아래 건립됐다.
홍매화의 아름다움과 굳은 절개를 예찬한 시비는 높이 1m, 폭 0.7 크기의 동판으로 헌정시 ‘거룩한 법신 각황매여’가 새겨져 있다. 화엄사 홍매화 천연기념물 지정을 기념해 현중순 시인이 헌정했다.

시비 제막식에는 대한불교조계종 19교구장 덕문 스님을 비롯해 신임 주지인 우석 스님, 이길용 구례군 부군수, 장길선 구례군의회 의장, 현중순 시인 등이 참석했다.
시비 제막에 이어 시 낭송가 김태정씨가 거룩한 법신 각황매여 시를 낭랑한 목소리로 노래했다.
현중순 시인은 “오랜 세월 동안 각황전을 지켜 온 홍매화는 진정한 법신”이라며 “앞으로도 불교사상을 녹아내는 작품을 쓰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의 이 영광은 부처님의 가피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수령 300년이 넘는 화엄사 홍매화는 지난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으며, 국내 4대 매화로 꼽힌다. 조선 숙종 때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1월 “독특한 수형이 화엄사 각황전과 어우러져 역사적, 경관적 가치가 높다”며 화엄사 홍매화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화엄사는 제5회 구례 화엄사 홍매화‧들매화 프로사진 및 휴대폰 카메라사진 콘테스트를 오는 4월12일까지 연장해 운영한다. 선정작은 4월21일 오전 9시 화엄사 홈페이지, BBS 불교방송에서 발표한다. 시상식은 5월5일 오전 10시 각황전에서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