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교섭단체 대표연설…30조원 추경·국민소환제도 제안
권영세 “이재명, 집권 위해 실용주의 남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AI로 상징되는 첨단기술시대에 장시간의 노동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주 4일제’ 도입을 꺼내들었다. 

이 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노동시간 연장과 노동 착취로는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생존조차 할 수 없다”며 “창의와 자율의 첨단기술사회로 가려면 노동시간을 줄이고 ‘주 4.5일제’를 거쳐 ‘주 4일 근무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한 필요 때문에 불가피하게 특정 영역의 노동시간을 유연화하더라도, 그것이 총노동시간 연장이나 노동 대가 회피 수단이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을 포함해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잘사니즘’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고 싶다“며 “정치가 앞장서 합리적 균형점을 찾아내고 모두가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는 진정한 사회대개혁의 완성이 바로 ‘잘사니즘’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세상,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는 충돌하는 이해를 조정해야 한다”며 “실제로 존재하는 갈등을 피하지 말고, 대화하고 조정하며 타협해야 한다.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대타협을 한번 해보자”고 했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과 최소 30조원 규모의 추경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정치란 정치인이 하는 것 같아도 사실은 다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주권자의 충직한 도구로 거듭나서 꺼지지 않는 ‘빛의 혁명’을 완수해 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복과 성장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민생경제를 살릴 응급처방, 바로 추경”이라며 “정부는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연설을 두고 날센 비판을 이어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최근 발언들을 통해 이 대표는 성장과 민생, 추경을 얘기하며 ‘급조된 위장 우클릭’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이 대표의 연설에 대해 “반성과 자기 성찰이 없었다”며 “잘사니즘은 어떻게 보면 뻥사니즘”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말뿐만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해 주길 바란다”며 “우클릭해도 좋으니 우향우 깜빡이를 켰다면 계속 우측으로 달려 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연설에 앞서 진행된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도 이 대표의 반도체특별법 관련 행보를 비판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의 전매특허인 오락가락 정치가 점입가경”이라며 “반도체산업 연구 개발자들에 대한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전향적으로 수용하는 듯한 발언을 해놓고 민주당 내부와 노조 등에서 반발하자 반도체 육성에 주 52시간 예외가 꼭 필요하냐고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의 실용주의는 오로지 집권을 위해서 남발하는 사실상의 부도수표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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