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총학생회 찬반 투표
총장직 직선제 요구도

동덕여자대학교(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20일 총학생회가 진행한 찬반 투표에서 재학생의 99%가 공학 전환을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총장직에 대해서도 현재의 이사회 임명이 아닌 민주적 직선제 전환을 요구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운동장에서 학생 총회를 개최했다. 예상보다 많은 학생이 몰려 재학생 확인 절차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예정보다 40분가량 지연된 오후 2시45분께 시작됐다.
표결에 참여한 재학생은 1900여명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공학 전환’ 건엔 1973명이, ‘총장 직선제’ 건엔 1933명이 이름을 올렸다. 휴학·졸업생을 제외한 재학생 수(6564명)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치이자, 개회 정족수인 재학생의 10분의 1(650여명)을 훌쩍 넘는 수치다.
공학 전환 안건은 참여자 1937명 중 찬성 0명, 반대 1971명, 기권 2명으로 부결됐다. 총장 직선제는 참여자 1933명 중 찬성 1932명, 반대 0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공학 전환 건이 부결됐을 땐 학생들 사이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는 21일 오전 11시에 진행되는 학교 측과 총학생회 측과의 면담에 전달될 예정이다.
앞서 학교 측은 공학 반대가 학생 모두의 의견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동덕여대 학생회는 “이번 결과를 대학 본부에서 좌시해서도, 흘러가는 한마디로 치부해서도 안 될 것”이라며 “학우들의 요구 실현을 위해 총학생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동덕여대 학생들은 지난 11일부터 학교 측의 공학 전환 추진에 반대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논의가 학생들의 의견이 포함되지 않은 학교 측의 비민주적 행정 결과라는 점에서다.
학교 측은 공학 전환에 대해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으로, 학생들의 건물 점거로 인한 기물 파손 등 시위 행위에 대해 54억을 추산하며 엄정 대응을 경고한 상태다.
한편, 이날 오후 동덕여대 교수 235명은 학교 홈페이지에 ‘학내 상황 정상화를 위한 동덕여자대학교 교수 호소문’을 내고 “일부 학생들의 불법행위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정당화할 수 없으며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학생들의 학습권과 수업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