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선이 여성·문화네트워크 대표
9월 6일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

박선이 여성·문화네트워크 대표는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수상자들이야말로 “양성평등 가치를 확산하고 예술창작을 통해 우리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역사적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여성·문화네트워크
박선이 여성·문화네트워크 대표는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수상자들이야말로 “양성평등 가치를 확산하고 예술창작을 통해 우리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역사적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여성·문화네트워크

“예술은 우리가 살아가는 익숙한 문화의 보수성을 깨뜨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쇄빙선이지만, 때로는 휘몰아치는 파도에 가라앉는 가랑잎 배이기도 해요. 바위를 깨뜨리지 못하고 제가 깨져 얼룩을 남기는 계란이도 합니다. 양성평등문화를 만들고 확산해가는 분들이 바로 우리 사회에서 쇄빙선, 가랑잎 배, 계란 역할을 하는 분들입니다.”

박선이 (사)여성·문화네트워크 대표는 17회를 맞는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수상자들이야말로 “양성평등 가치를 확산하고 예술창작을 통해 우리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역사적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조선일보 기자, 논설위원을 지내고 영상물등급위원장, 여성신문사 콘텐츠총괄 부사장으로 일했다. 언론인으로 30년 일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사)여성·문화네트워크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 및 토크콘서트가 오는 9월 6일 서울 중구 을지로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린다.

양성평등문화상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성평등한 사회조성, 일상 속 성역할 고정관념 개선 등 성평등 문화 환경조성에 기여한 문화인과 문화 콘텐츠를 발굴해 포상하고자 마련됐다. 그동안 민규동 영화감독, 김이듬 시인, 정정엽 화가, 안은미 안무가, 노희경 드라마 작가, 가수 인순이, 서수민 방송 프로듀서, 임순례 영화감독, 웹툰 ‘정년이’, 소설 『82년생 김지영』,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 등이 이 상을 받았다. 올해부터 문화의 개념을 우리 삶의 총체적 삶의 방식으로 확대, 기존의 문화예술 분야 뿐 아니라 체육, 관광, 건축 분야까지 수상자 공모 범위를 넓혔다. 또 기존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신진문화인상’으로 개정, 여성과 남성 모두를 대상으로 했다. 지난 4월1일부터 7월12일까지 공모 기간 동안 총 132건이 접수됐다. 10대 1의 높은 경쟁률이다. 

지난해 9월 1일 서울 마포구 소극장산울림에서 열린 제16회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과 시상자 등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성혜련 사진작가
지난해 9월 1일 서울 마포구 소극장산울림에서 열린 제16회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과 시상자 등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성혜련 사진작가

“양성평등이 뭔지, 이번 수상자 공모와 심사 과정을 통해 많은 질문과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생물학적 성(性)과 사회적 성별(性別) 모두에서 여성-남성이 동등한 사회적 문화적 가치를 누릴 수 있게 하는 작업에 주목했습니다.” 여성과 남성의 성역할 구분이 뚜렷한 예술 분야의 벽을 허물거나, 여성성-남성성으로 구분되는 기존 관념에 균열을 일으키는 작업이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됐다. “이런 문제 제기가 시작된 것이야말로 양성평등문화상의 존재 의미죠. 남성들이 가부장제 아래에서 어떻게 억압받았는지 스스로 탐구하고 극복하려는 움직임도 확인했습니다.”

고전 작품, 남성 위인의 여성성에 주목해 재해석한 작품부터 고착화된 ‘모성 신화’에 균열을 내는 시도, 왜곡된 남성성에 변화를 만들려는 시도 등 다양한 내용의 작품과 작가들이 후보에 올랐다. 박 대표는 “양성평등은 여성과 남성이 똑같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차이는 옳고 그름이 아니다”라며 “남성과 여성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는 인정하되 그 차이가 위계를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양성평등문화상이 바라보는 양성평등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2024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은 오는 9월 6일 오후 3시30분 서울 중구 페럼타워 3층 페럼홀에서 토크콘서트와 함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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