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본인 제공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본인 제공

성평등, 젠더 기반 여성폭력이 주요한 의제가 되지 못하고, “정책이 실종됐다”는 구태의연한 수식어가 붙었던 선거가 끝나고 22대 국회가 시작되었다. 공교롭게도 22대 국회 개원을 즈음하여 친밀한 관계에 있던 남성에 의한 여성 살해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입법 공백’이 그 주요한 원인으로 거론되었지만, 실제 입법 작업에 착수했다는 국회 쪽의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당장, 문제에 직면한 피해자를 지원하는 현장에서는 기존의 법과 제도라도 제대로 적용하라고 하고 있지만,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도 당연히 필요한 일이다. 특히 ‘친밀한 관계’라는 특수성이 이 문제에 대한 인식과 해결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한 상태에서 입법에 착수해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입법’ 그 자체보다, 그 법률의 내용이며, 그에 따른 제도가 실생활에서 입법취지에 맞게 제대로 작동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2대 국회에 바란다. 여성들의 구체적인 삶을 최대한 많이 보고, 듣고, 거기에서 배우라. 국회 안과 밖이 쉼 없는 소통과 배움으로 들썩이길 바란다. 그리하여 우리의 삶과 사회에 실질적인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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