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 사진은 2월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열린 '선거사범 수사상황실 개소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윤 청장의 모습. ⓒ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 사진은 2월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열린 '선거사범 수사상황실 개소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윤 청장의 모습. ⓒ연합뉴스

강남역 교제살인 사건을 계기로 교제폭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윤희근 경찰청장이 "경찰이 나서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지만 법·제도 측면에서 지금보다 훨씬 진보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3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치안 총책임자로서 교제폭력의 심각성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교제폭력의 기준과 한계 설정이 모호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가정폭력, 스토킹 등의 범죄가 그간 아픈 경험을 통해 발전해 온 것처럼 교제폭력도 사회 전체적으로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제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법·제도 개선을 위해 사회 전체적인 관심과 의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교제폭력 관련 법률은 없다. 교제폭력은 폭행죄 혹은 협박죄 등으로 다뤄져 성범죄에 비교해 경미한 처벌에 그친다. 또한 스토킹 범죄와 달리 반의사불벌죄가 적용된다.

이 때문에 교제폭력 피해자들이 가해자에 대한 친밀감이나 보복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더 이상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다.

21대 국회에서 관련 법률이 발의됐지만 이 법안들은 모두 국회 본회의에서 심의조차 되지 못했다. 권인숙·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1년 1월과 3월 기존 가정폭력방지법의 적용 범위를 교제폭력까지 확대한 '가정폭력방지법 일부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7월 교제폭력을 별도 영역으로 처벌하도도록 하기 위해 '데이트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적 있다.

한편, 지난 6일 서울 강남역 근처 도심 한복판에서는 최아무개(25)씨가 교제 중이던 여성이 결별을 통보하자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3월 25일에는 김레아(26)가 경기도 화성시에서 여자친구(21)와 그의 어머니(46)에게 흉기를 휘둘러 여자친구는 사망하고 어머니는 전치 10주의 중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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