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위원회가 2025 노벨 확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타가와 스스무(74) 일본 교토대 교수, 리처드 롭슨(88) 호주 멜버른대 교수, 오마르 M. 야기(60) 미국 UC버클리대 교수 ⓒAFP 연합뉴스
노벨위원회가 2025 노벨 확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타가와 스스무(74) 일본 교토대 교수, 리처드 롭슨(88) 호주 멜버른대 교수, 오마르 M. 야기(60) 미국 UC버클리대 교수 ⓒAFP 연합뉴스

올해 노벨화학상은 '금속-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MOF)라는 새로운 분자 구조를 만든 과학자 3인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각) 기타가와 스스무(74) 일본 교토대 교수, 리처드 롭슨(88) 호주 멜버른대 교수, 오마르 M. 야기(60) 미국 UC버클리대 교수를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이들이 금속유기구조체(MOF)를 설계하고 발전시킨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기타가와 교수는 1980~1990년대 금속 이온과 유기 분자를 조합해, 나노 크기의 미세한 구멍을 지닌 다공성 물질 MOF를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MOF는 금속 이온을 유기 분자로 연결해 만든 골격 구조로, 내부에 수많은 미세한 구멍이 있어 이 구멍을 통해 다른 분자들이 드나들거나 흡착될 수 있다. 

겉보기에는 작지만 내부 공간이 무한에 가까워 온갖 크고 중요한 물건들을 숨기거나 보관할 수 있는 다공성 덕분에 겉보기와 달리 엄청나게 넓은 내부 표면적을 숨기고 있다.

이러한 물리적 특성을 통해 MOF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이산화탄소 포집, 사막의 물 부족 해결을 위한 공기 중 수분 채취, 수소 연료의 고밀도 저장 등 인류의 주요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줬다.

기타가와 교수는 수상 결정 직후 전화 회견에서 "다공성 재료가 실제로 존재 가능한 기술로 사회에 인정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매우 큰 노력이 필요했다"며 "오랜 세월에 걸친 연구가 이렇게 평가받게 돼 대단히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하이너 링케 노벨화학위원회 위원장은 "금속-유기 골격체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새로운 기능을 지닌 맞춤형 물질을 만들 수 있는, 예전에는 예견하지 못했던 기회들을 마련해 줬다"고 설명했다.

노벨위원회는 롭슨이 1989년 구리 양이온을 중심으로 해서 마치 다이아몬드와 비슷하지만 그 속에 빈 공간이 매우 많은 MOF 구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그 구조는 불안정했고, 이로 인해 쉽게 붕괴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후 기타가와는 MOF 구조 안으로 기체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며, MOF를 유연하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야기는 튼튼하고 안정적인 MOF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노벨위원회는 "이후 전 세계 화학자들은 수만 종의 MOF를 만들었고, 그중 일부는 탄소 포집, 물 부족 해결, 환경 정화 등 인류의 큰 문제를 해결하는데 쓰인다"고 밝혔다.

공동 수상자인 롭슨 교수는 영국 태생, 야기 교수는 팔레스타인계 부모를 둔 요르단 태생으로 요르단·미국·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상자들은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6억4천만원)를 똑같이 나눠 받게 된다.

기타가와 교수의 노벨화학상 수상으로 일본은 생리의학상에 이어 올해 과학 분야에서만 두 번째 노벨상을 받았다.

6일 발표된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3인에는 사카구치 시몬 일본 오사카대 석좌교수가 포함됐다.

일본인의 노벨상 수상은 1949년 유카와 히데키(1907∼1981) 박사가 물리학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이번까지 31번째다.

그동안 물리학상은 12명, 화학상 8명, 생리의학상 6명, 문학상은 2명이 각각 받았다. '일본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는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노벨위원회는 생리의학상, 물리학상에 이어 화학상을 발표했고, 9일에는 문학상, 10일에는 평화상, 13일에는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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