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구치, 30번째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열린 노벨상 회의에서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자 생물학자 매리 브런코(미국), 프레드 람스델(미국), 사카구치 시몬(일본)가 발표되고 있다. 이들은 '조절 T 세포'가 신체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면역 연구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AP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열린 노벨상 회의에서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자 생물학자 매리 브런코(미국), 프레드 람스델(미국), 사카구치 시몬(일본)가 발표되고 있다. 이들은 '조절 T 세포'가 신체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면역 연구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AP 연합뉴스

말초 면역 관용(Peripheral immune tolerance) 관련 발견으로 인체 면역 관련 연구에 기여한 생명과학자 메리 E. 브렁코(64), 프레드 램즈델(65·이상 미국), 사카구치 시몬(坂口志文·74·일본) 등 3명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각) 홈페이지에 게시한 결정문을 통해 브런코 교수 등 3명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브렁코는 미국 시애틀 시스템생물학 연구소의 선임 프로그램 매니저이고, 램즈델은 샌프란시스코의 소노마 바이오테라퓨틱스의 과학 고문이다. 사카구치는 일본 오사카대 석좌교수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이들은 면역체계가 외부 바이러스가 아닌 자신의 신체 조직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는 이른바 '조절 T 세포(regulatory T cells)'를 발견해 면역 연구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사카구치는 1995년 말초 단계에도 자가면역질환을 방지하는 세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해 면역체계가 인체의 흉부에서만 통제된다는 종래의 '중심 관용(central tolerance)' 이론에 반론을 제기했다.

이미지 확대헬로 아카이브 구매하기노벨생리의학상 '말초 면역관용' 연구 브렁코·램즈델·사카구치(종합2보) - 2

노벨위원회는 이들의 발견에 대해 "인체의 면역 체계가 어떻게 통제되는지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매우 강력하지만 제대로 조절되지 않으면 우리 자신의 장기를 공격할 수도 있다.

면역 체계가 공격 대상을 혼동하지 않도록 구별하는 역할을 바로 우리 면역 체계의 경비병 격인 조절T세포가 수행한다.

조절T세포는 다른 면역세포를 감시하면서 우리의 면역 체계가 외부 침입자들은 공격하고 우리 자신의 신체는 '관용'의 대상으로 인식하도록 조절한다.

과거에는 이러한 면역 관용이 가슴샘(흉선)에서 발생하는 '중추 면역 관용'(central tolerance)을 통해서만 일어난다는 것이 주요 학설이었다.

그러나 수상자들의 연구로 조절T세포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말초 면역 관용'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가 열렸다.

이 연구를 토대로 암과 자가면역질환의 치료법 개발이 촉진되고 있다. 장기이식 성공률을 높이는 데에도 이 연구가 활용될 수 있다.

올레 켐페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들의 발견은 면역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왜 우리가 모두 심각한 자가면역질환을 겪지 않는지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생리의학상으로 7일 물리학상, 8일 화학상, 9일 문학상, 10일 평화상, 13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NHK에 따르면 일본인의 노벨상 수상은 1949년 유카와 히데키(1907∼1981) 박사가 물리학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이번까지 30번째다.

그동안 물리학상은 12명, 화학상 8명, 생리의학상 5명, 문학상은 2명이 각각 받았다.

평화상은 1974년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에 이어 지난해 원폭 피해자 단체인 '니혼히단쿄'(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가 두번째로 수상했다.

사카구치 교수가 이번에 수상자로 선정된 데 따라 일본의 생리의학상 수상자는 6명으로 늘었으며 일본은 작년 니혼히단쿄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등 자연과학 분야의 수상은 미국으로 국적을 바꾼 상태에서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마나베 슈쿠로 박사에 이어 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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