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인을 살해한 뒤 약 1년간 김치냉장고에 시신을 숨겨 둔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A(40대)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21일 군산시 조촌동의 한 빌라에서 당시 사귀던 여자 친구 B씨를 목 졸라 살한한 뒤 시신을 김치냉장고에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전날 피의자 A씨와 함께 살고 있는 여성의 가족으로부터 ‘A씨가 사람을 죽였다는 것을 들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A씨는 범행 직후 김치냉장고에 피해자 B씨의 시신을 넣고, B씨가 살던 빌라에 그대로 보관해왔다. A씨의 범행은 “딸과 메신저로만 연락이 되고 통화는 되지 않는다”는 B씨 유족의 실종 신고로 꼬리가 잡혔다. B씨의 자택을 수색하던 경찰은 김치냉장고 안에서 숨진 B씨를 발견했다. 시신은 냉동된 상태라 부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동거 중인 여성에게 B씨인 척 메시지를 보내라고 했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함께 사는 여성에게) 털어놓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A씨는 범행을 숨기기 위해 B씨의 휴대전화를 소지한 채 그의 행세를 하며 가족과 연락하거나 월세를 내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주식 문제로 다투다가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범행 대부분을 시인했고,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라며 “B씨의 시신을 부검해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여성의전화가 발표한 '언론 보도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한 여성살해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전 연인, 배우자 등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된 여성은 최소 181명에 이른다. 살인미수 등으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374명이다. 최소 13.5시간마다 한 명의 여성이 죽거나 죽을 위험에 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