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희가만난사람] 최은수 인텔리빅스 대표
“AI는 우리 삶을 뿌리째 바꾸고 있는
인류 문명전환의 촉매... AI활용역량 길러야”

1950년대 기계가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지를 검증한 앨런 튜링의 ‘튜링 테스트’나 인공지능 (AI:Artificial Intelligence)’ 용어를 처음 쓴 1956년 다트머스회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 AI의 역사는 70여 년이 된다. 하지만 우리에게 AI가 그야말로 충격적으로 다가온 때는 2022년 11월30일일 것이다. 이 날 오픈AI는 ‘챗GPT3.5’를 세상에 내놓았다. 인간이 기계와 인간의 언어로 대화할 수 있다고?! 그 날 핵폭을 당한 듯 충격에 휩싸인 사람 중에는 언론인으로 30년 살아온 이도 있었다. 그는 이어진 AI 열풍을 보면서 언론과 헤어질 결심을 했고 마침내 1년 후 AI기업인으로 변신했다. 한국 최대 영상분석 AI 기업을 이끌고 있는 최은수 인텔리빅스 대표(59)를 9월 19일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만났다. 내년 주식시장에 상장하고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이 되겠다는데, 롤모델이 사실 좀 무시무시한 미국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Palantir Technologies)란다. 최 대표는 “지금 이 순간도 AI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며, 친필사인으로 ‘AI가 바꿀 미래를 선물합니다’라고 쓴 자신의 신간 『넥스트 AI 비즈니스』를 건넸다. 다부진 체격만큼이나 그의 자신감도 포부도 옹골차 보였다.
-AI와 함께 하는 하루가 궁금합니다.
“하루 AI와의 동행은 모닝콜부터 시작합니다. 어제 밤 자기 전에‘빅스비 모닝콜해줘’라고 시켜놓았죠. 일어나자마자 ‘오늘 스케쥴 열어줘’를 말하고 일정에 맞춰 옷차림 등 준비해서 집을 나섭니다. 차를 타고‘사무실 가자’그러면 AI가 데려다주죠. 책상에 앉으면 설정된 기준에 따라 AI가 검색해놓은 주요 뉴스와 AI 관련 뉴스가 열립니다. 보고 나서 ‘이 뉴스가 우리 회사와 무슨 관계가 있어?’와 ‘우리 회사 AI 비즈니스에 접목할 부분이 있을까?’ 등의 분석을 시키죠. 얼마 전(9월16일)에 123개 국정과제가 확정되었는데 AI에게 이 중에서 회사에 미칠 영향과 과제를 분석하고 액션플랜을 짜달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앞으로 5년 동안 국정과제와 정책 프레임에 맞춰서 경영을 어떻게 지혜롭게 할 것이냐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제공해줍디다. 이런 분석 보고서가 굉장히 유용할 때가 많아서 임원 방에 공유시키고 때로는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냅니다. 일중 새로 일정이 만들어지면 AI에게 ‘등록해줘’라고 말하죠. 점심과 저녁 식당도 ‘강남지역, 조용한 한식당, 평점 95점 이상, 3개 이상 추천해줘’ 같은 조건을 걸어 알아보게 합니다. 이런 식으로 눈뜨고 잘 때까지 제 곁에는 엄청 유능한 개인비서가 살고 있어요.”
-‘AI 대전환시대’라는데 AI가 세상을 도대체 어떻게 바꾸고 있습니까?
“AI는 단순한 기술혁신이 아닙니다. 문명 전환의 촉매로 작동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인류는 네번의 기술 충격을 경험했어요. 1769년 증기기관차의 발명으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1879년 전기의 발명, 1969년 반도체 발명으로 시작된 지식정보화 혁명이 그것입니다. 지식정보화 혁명은 컴퓨터·인터넷·스마트폰의 등장을 통해 기업경영과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어요. 디지털 대전환이 일어난 것인데 자산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이 자산을 기계가 학습해 ‘뇌 달린 기계’, 즉 AI가 탄생했습니다. AI의 등장은 인류 문명을 바꿀 제4의 충격입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를 일으키고 있어요. 인간이 하던 일을 실질적으로 대체하고 있어요. 전세계적으로 25%의 일자리가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세계노동기구(ILO) 연구보고서가 5월에 나왔어요. AI는 기존 산업의 혁신뿐 아니라 자율주행차·휴머노이드로봇 같은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한마디로 AI는 우리 삶과 비즈니스 전반의 대전환을 이끌고 있습니다.”

-AI 활용을 어렵게 느끼거나 여전히 딴 세상 일로 여기는 이도 많은 듯 합니다. 손정의 회장은 AI 사용을 거부하면 ‘어항 속 금붕어 신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어요.
“AI리터러시가 정말 중요한 시대입니다. 제 삶의 캐치프레이즈가 ‘내 삶을 AI하라’에요. 사실 우리는 이미 정보혁명의 격랑을 헤쳐왔잖아요.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이 세상에 각각 등장했을 때 이걸 가장 먼저 쓴 사람이 가장 빨리 세상의 트렌드와 마주했고 그걸 쓰지 않는 사람보다 우위에 서는 것을 목도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 3대 발명품을 단번에 압도한 디지털혁명의 총화가 AI에요.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협력자(Co-pilot)’로 여겨야 합니다. 우선 생각을 언어로 구조화해 AI와 대화하는 능력을 길러야 해요. AI 활용능력은 새로운 문해력이며 곧 생존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니까요. AI 활용역량의 차이가 빚어내는 사회적 격차, 즉 ‘AI 디바이드’를 예방하고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세심한 접근과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어떤 접근과 노력을 해야 할까요?
“AI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간 격차가 갈수록 커져 사회문제가 될 겁니다. 우선 정부가 획기적인 교육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전국민 특히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AI리터러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초·중·고 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해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을 강화하여 학생들이 AI와 동행하도록 이끄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국가 차원의 AI 리딩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현재의 구조는 문제가 있어요. 우리 것이 없잖아요.”
-우리 것? 소버린AI 말씀인가요?
“국내 생성형AI 유료 구독자가 수백만명은 될텐데 여기에 월 20달러 곱해보세요. 엄청난 국부유출 아닙니까. ‘어차피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세계인이 쓰는 AI 못만들텐데 헛힘 쓸 필요있냐’고 냉소하는 분도 있던데 저는 전혀 동의할 수 없어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를 만든 나라이고 엄청난 공공데이터와 수준높은 지적자산을 가진 나라가 왜 못만듭니까. 중국도 딥시크 만들었어요. 설령 글로벌을 지배할 순 없더라도 국가 차원에서 신뢰할 수 있는 ‘소버린(Sovereign) AI(자국 내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통제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를 개발해 국민이 안심하고 쓸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사실 소버린AI는 국가안보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해요. 개발업체로 5개 대표기업이 선정되었는데 국가예산을 투입하는 만큼 국민이 소버린AI를 거의 무료로 쓰게 해야 합니다. AI는 전기나 인터넷망 같은 사회인프라에요. 국가가 책임지고 구축해야 합니다.”
- 이재명 정부는 ‘AI강국 도약으로 여는 모두의 AI’를 국정과제 앞순위에 놓고 5가지 정책을 설정하는 등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만.
“정부가 내놓은 AI정책의 기본 프레임은 시의적절하고 좋다고 생각합니다. 5년동안 예산을 25조원 투입하고 100조원 국민펀드를 조성하며 속도와 추진체계도 강조하고 있어요. ‘AI 인프라구축’과 ‘AI 유망기업 육성’, ‘정책체계·규제완화’, ‘AI 인재양성’, ‘국민·기업 활용 확대’라는 5가지 정책과제도 평가할만 합니다. 다만 접근방식과 방점에 대해서는 코멘트하고 싶어요.
‘AI 유망기업 육성’의 경우 정부가 초기 수요를 일으켜 주면 저절로 유망기업이 생길거에요. 가령 퍼스트바이어(정부 선도구매) 제도 도입과 산업재해 위험이 높은 사업장의 AI 활용 법제화 같은 수요창출 방법이 많거든요. 중소기업은 GPU칩이 워낙 고가라 구매가 어려운데 정부가 대량 사들여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중소기업이 쓸 수 있게 해주면 사업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또 AI로 돈버는 기업과 산업이 많아지면 인재도 모일거구요. 한마디로 민간 주도·정부 지원을 원칙으로 정부가 AI 생태계 조성에 발벗고 나서야 합니다.”

-기업인이나 예비창업자에게 AI는 사업기회일텐데 특히 어떤 분야가 유망하다고 보십니까?
“제가 꼽는 차세대AI 비즈니스모델은 네 가지 축입니다. 우선 라이프스타일 및 서비스 분야인데 개인 맞춤형 일정·검색·소비를 설계하는 생활형AI, 법률·의료·금융을 지원하는 전문비서AI, 문서·데이터·보고서를 자동화하는 업무보조AI를 꼽을 수 있어요. 바이오·헬스케어 영역은 더 유망합니다. 암·희귀질환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를 돕는 AI, 웨어러블기기 기반 건강모니터링 AI, 신약 개발에 활용되는 제약·바이오 AI가 있을텐데 이미 돈을 벌고 있어요. 맞춤형 교사AI와 글로벌 AI강의실 등의 교육·에듀테크 분야도 전도가 유망합니다. 마지막으로 교통·물류·안전을 지능적으로 관리하는 스마트시티AI, 재난과 산업재해를 탐지·예방하는 안전AI, 국가와 기업의 디지털혈관을 지키는 사이버보안AI 등의 스마트시티·국가인프라 분야입니다. 제가 경영하고 있는 인텔리빅스가 이 분야에 속합니다.”
-냉전시대 군비경쟁하듯 AI패권을 둘러싸고 세계 각국과 빅테크 기업들 간에는 그야말로 사활을 건 전쟁 중입니다. 한국과 한국 기업은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할까요?
“한국은 니치AI 시장 공략과 산업융합형 AI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동시에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하면서도 기술 독자성을 가져가야 합니다. 한국의 강점은 누가 뭐래도 제조역량 아닙니까. 경쟁력을 가진 산업에 AGI를 접목하면‘뇌 달린 제품혁명’을 일궈낼 수 있어요. 즉 AGI가전, AGI자동차, AGI로봇, AGI스마트팩토리를 만드는 것이죠. 돌파구는 온디바이스AI입니다. 클라우드 의존도가 높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은 기기 자체에 AI를 탑재하는 온디바이스 전략으로 차별적인 우위를 가질 수 있어요. 결국 한국은 온디바이스AI와 제조강국의 힘을 결합해 AGI기반 제품군을 만들면 글로벌 AI 패권경쟁 속에서도 독자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지금도 현기증이 날 지경인데 과연 AGI시대가 오는 겁니까? ‘AGI는 신일까? 사탄일까?’하는 비유도 나오던데, 역기능 제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는 인간처럼 종합적이고 일반화된 지능을 가진 범용AI로, 스스로 학습·추론하며 다양한 문제를 해결합니다. AGI 시대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고 인류 문명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거라고 해요. 도래 시기는 전문가마다 예측이 다르지만, AGI 시대가 다가오는 것은 틀림없어요. AGI가 신이 될지 사탄이 될지는 인류의 선택과 거버넌스에 달려 있습니다. 세상에는 선한 사람과 선한 목적만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악용·오용될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여러 시도와 노력을 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AI 통제권이겠죠. 어떤 상황에서도 주인인 인간을 공격하게 내버려두면 안되니까요. 결국 인류는 인간을 파멸시키고 종말로 이끌 것이라는 극단적 공포와 AGI가 가져올 장밋빛 환상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윤리·규범·교육·국제협력을 통해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당장 현재의 AI에도 성차별 등의 윤리적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여성의 AI 사용비율이 남성보다 25%나 낮은데, 그 이유가 여성들이 AI 사용을‘비윤리적으로 느껴서’라는 연구결과가 나왔어요.
“사람도 그렇잖아요. 편향된 정보를 잔뜩 받아들이면 이상해지잖아요. AI도 똑같아요. 학습한 데이터에 기반해 대답하니까요. 미국 빅테크가 개발한 AI에는 미국 데이터가 무려 97%나 된다네요. 미국과 적대적이거나 종교나 사상이 다른 나라 사람이 보면 경악할 대답이 튀어나올거에요. 한국에 대한 이해도 낮다고 느껴지죠. 성차별에 대한 우려도 상당합니다. 여성에 대한 편향되거나 오염된 데이터의 사용은 잘못된 고정관념과 불평등을 강화할 수밖에 없어요. 더 심각한 것은 여성들이 AI가 내놓은 정보가 싫어서 AI 사용을 꺼리게 되면 남성에 비해 여성 일자리의 AI 대체가 쉬워질뿐더러 성별 고정관념과 불평등을 더욱 강화하는 악순환을 부른다는 겁니다. 생성형AI는 입력된 데이터뿐 아니라 사용자와의 소통을 통해 새롭게 업그레이드되기 때문이죠. 설계 단계부터 윤리가이드를 도입해 데이터 편향과 알고리즘의 불공정성을 없애야 합니다. 결국 어떤 데이터를 썼고,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뤄졌는지를 공개하는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가 ‘신뢰AI’로 가는 첩경일 겁니다. 참 AI의 책임있는 개발과 활용으로 신뢰AI를 만들기 위해 제정한 AI 경영시스템(AIMS) 국제표준이 ‘ISO/IEC 42001’인데, 인텔리빅스가 국내 1호 기업이에요. 지난해 7월에 인증받은거 모르셨죠?”
-아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보다 먼저 받으셨네요! 인텔리빅스는 어떤 기업입니까?
“인텔리빅스(IntelliVIX)는 영상 속에 숨겨진 데이터를 분석해 통찰력을 찾아내는 영상분석 AI기업이자 AI기반 통합 관제플랫폼(Gen AMS) 기업입니다. 2000년 설립된 이래 25년간 대한민국의 안전을 책임져왔다고 자부합니다. 현재 사업영역은 다섯 가지입니다. 우선 공공안전 및 지자체 통합관제 영역인데 CCTV를 통해 화재·범죄·교통사고·사람 쓰러짐·무단투기 등을 탐지한 후 관제센터에 즉시 경보를 울리고 요약보고서까지 보냅니다. 가장 상위 단계의 AI기술인 시각언어모델(VLM)을 개발해 가능했어요. 이 분야 시장점유율이 68.5%인데요. 155개 지자체 국민 3천만명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있는거죠. 제조공장과 건설현장의 사고를 예방하는 산업안전 분야와 클라우드 기반 출입보안 AI 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어요. 최근에는 국방·출입보안AI 영역에도 진출했어요. 휴전선 GOP 경계와 드론·로봇 경계병으로 구현되었는데 독자 개발한 VLM 기반 AI엔진과 악천후와 야간에도 200m 밖 객체를 탐지하는 올웨더 AI카메라(VIXallcam) 기술력이 바탕이 되었어요. 주요 안전AI는 일본과 인도네시아로 수출되어 글로벌로도 경쟁력을 인정받았어요. 매출액도 크게 늘고 있어요. 2023년 187억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두배 가까이 늘어난 340억원, 올해는 550억원을 예상하고 있어요. 내년 목표는 1천억원 돌파에요. 내년 상반기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준비중입니다. 인텔리빅스 CEO로서 제 목표는 ‘한국판 팔란티어’로 도약해, 데이터·AI·보안을 융합한 차세대 플랫폼 기업으로 글로벌 스탠더드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강산이 세 번 바뀔 동안 정확히 30년91일 언론인으로 사셨는데, 기업인으로 360도 변신하셨네요.
“경제신문과 방송에서 30년 기자로 일하면서 CEO 인터뷰를 정말 많이 했어요.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같은 한 시대를 풍미한 유명 기업인도 있었죠. 늘 성공한 기업인을 인터뷰할 때마다 ‘나도 저런 멋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 세상의 주연이 되고 싶다’는 갈망이 커졌어요. 그러던 차에 2004년 미시간대학으로 연수갈 기회가 생겨서 냉큼 잡았죠. 보통 언론연수를 가지만 전 작정하고 비즈니스스쿨(MBA)을 택했어요. ‘비즈니스를 해보자. 이게 내 운명이다’는 다짐이 정말 혹독하게 힘든 대학원 생활을 견디게 했을 거에요. 돌아와서‘첨단 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모델 설계’논문으로 2010년 박사학위를 받았어요. 사실 40살부터 준비를 했으니 일찍한 편인데 회사에서 거듭 중용해주어 헤어질 결심을 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런데 2019년 창업 기회가 찾아왔어요. 한국의 내노라하는 대기업들과 경합을 벌였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빅데이터 플랫폼 및 센터 구축’공모사업에서 제가 1등을 한거에요. 정부에서 250억원을 지원받아 국내 1호 데이터거래소인 한국데이터거래소(KDX)를 창업했어요. 매경 자회사로 KDX 창업과 경영을 경험하면서 그동안 공부하고 준비했던 것들을 맘껏 연습하는 망외소득을 올렸어요. 경영이 어렵지 않더라구요. 쉬워서 내 체질인가? 했죠. 그런데도 계속 있다가 MBN 보도본부장 시절인 2022년 11월30일 샘 알트만 발표를 보게 된거죠. 이어 시작된 AI 열풍은 AI 기업인으로 결심을 굳히게 했어요. 수 억원을 준다는 대기업 홍보 담당 부사장 요청이 있었지만, 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작은 벤처기업을 선택했어요. 밑바닥에서 시작해 내 힘으로 회사를 키워 상장하고 유니콘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작정했거든요. 인텔리빅스에 온지 2년만에 매출액이 400억원 늘어났으니 순항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 대표에게 <여성신문> 독자에게 보내는 특별메시지 ‘AI시대 생존의 지혜’를 주문하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영화 ‘그녀(Her)’에서 남자주인공은 AI와 사랑에 빠진다. 서로 끌리고 이해하고 위로받는 감정 교류가 일어난다. 애인은 몰라도 AI가 친구는 될 수 있다. AI를 두려워하지 말고 삶을 확장하는 파트너로 삼으라. 저는 늘 ‘내 삶을 AI하라’고 말씀드린다. 스마트폰 속 AI를 매일 자주 불러내 지식을 충전하고 건강을 관리하라. 삶을 생산적으로 바꾸라. 이런 작은 습관이 당신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한다.”
* 최은수 대표
경희대학교 영문학 학사와 미국 미시건대학교 경영학 석사(MBA),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컨벤션학으로도 박사학위(경희대)를 받아 박사 2관왕이다. 매일경제신문 법조팀장·세계지식포럼팀장, MBN 보도국장·보도본부장(이사) 등 신문·방송기자로 30년 일했다. 한국데이터거래소(KDX)를 창업했다. 현재 인텔리빅스 대표이사와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학교수, AI경영학회 부회장, CES 2025 혁신상 심사위원, 산업통상자원부 AI산업 정책위원,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산업 민간 전문위원, 중소기업중앙회 AI협동조합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대통령 표창 2회(2018, 2002)와 국방부·행정안전부·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넥스트 AI 비즈니스>(2025), <콘텐츠의 지배자들>(2023), <더 위험한 미국이 온다>(2021), <4차산업혁명 그 이후: 미래의 지배자들>(2018) 등 공저 포함 29권을 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