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19일 2025 서울국제도서전 참석
평산마을 경호 구역 확대됐지만 ‘혐오 시위’ 여전
확성기 소음·위협 행위에 주민들도 고통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서울국제도서전에 이틀 연속 참석한 가운데, 자택 인근에서 계속되는 시위 문제를 언급하며 고충을 토로했다.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지난 18일과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 ‘평산책방’ 주인으로서 참석했다. 특히 평산책방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한 관람객이 “평산에 내려갔을 때 보면 너무 시끄러워서 진짜…”라고 말하자, 김 여사는 “지금도 그래요”라고 답했다.
관람객이 “작년에도 그러더라고요. 쟤네들은 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라고 묻자, 김 여사는 “몰라요. 소리치고 싶어요”라며 고충을 내비쳤다. 해당 장면은 19일 MBC 뉴스 영상에 포착되며 화제를 모았다. 문 전 대통령은 옆에서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대화를 지켜봤다.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위치한 문 전 대통령 사저 일대는 2022년 5월 퇴임 이후 극우 유튜버와 보수단체들의 연이은 시위로 큰 몸살을 앓았다. 시위대는 확성기를 이용해 욕설과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으며, 이로 인해 사저 인근 주민들까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해 왔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 시위도 허가되는 판이니까 법에 따라서 되지 않겠느냐”며 사실상 개입을 방치했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지층만을 의식한 채 국민 통합이라는 대통령의 책무를 외면한 옹졸한 대응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공적인 공간인 대통령실 주변의 합법적 집회와 전직 대통령 사저 인근에서 벌어지는 ‘혐오 시위’를 동일 선상에 놓고 ‘법대로’만 강조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2022년 8월에는 시위 과정에서 모의권총, 문구용 칼 등 위험 물품이 발견되기도 해 대통령경호처가 사저 경호구역을 울타리에서 반경 300m까지 확대했다. 경호 구역 확장 이후 시위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경호구역 외곽에서의 확성기 시위는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가 “지금도 그래요”라고 언급한 배경이다.
시위에 따른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2022년 5월, 사저 인근 도로에서 문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해 욕설을 한 50대 유튜버는 지난 1월 벌금 400만원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지난해 9월에는 한 20대 남성이 평산책방 소속 여성 직원을 무차별 폭행해 구속됐다.
한편,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이번 도서전에서 평산책방이 주최한 시 낭송회에 참석하고,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 시상자로 무대에 오르는 등 시민들과 활발히 소통했다. 평산책방 측은 도서전 부스를 통해 발생한 수익 전액을 공익 목적 사업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