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 똘도 어멍도 할망도’
제주 80~90 할머니 9명 등 참가
6월29일까지 제주 선흘그림작업장

여든이 훌쩍 넘어 처음 붓을 잡고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일구는 제주의 ‘그림 할망들’이 신작 그림 전시회를 연다.
비영리사단법인 소셜뮤지엄(이사장 최소연)은 오는 6월29일까지 제주도 제주시 선흘그림작업장(옛 농협창고, 조천읍 중산간동로 1290)에서 ‘폭싹 속았수다, 똘도 어멍도 할망도’를 주제로 신작 그림 전시회를 연다.
‘우라차차할망’ 조수용 작가, ‘무지개할망’ 고순자 작가, ‘소막할망’ 강희선 작가, ‘신나는할망’ 오가자 작가, ‘고목낭할망’ 김인자 작가, ‘무화가할망’ 박인수 작가, ‘우영팟할망’ 김옥순 작가, ‘초록할망’ 홍태옥 작가, ‘불할망’ 허계생 작가까지 80~90대 여성들이 올해 그린 신작을 전시한다. 제주를 배경으로 하는 인기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이다. 할망들의 그림 선생인 최소연 이사장까지 총 10명의 작가가 매주 신작을 공개한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1리는 최 이사장이 한 마을 할머니와 2021년 그림 야학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마을 전체가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이후 매년 그림책 출판과 전시 행사가 열린다. 현재 마을 토박이 할머니 9명이 함께하고 있다.
선흘마을에 사는 문화인류학자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가 진행하는 ‘선흘포럼-폭싹 속았수다’도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진행된다. 선흘 그림할망들과의 대화 시간은 전시 기간 내 매주 금·토·일 상시로 열린다. 마을 전체가 갤러리인 선흘마을 할머니 미술관 아트투어도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열린다. 그림 할망들과 이야기 나누며 그림을 그리는 ‘그림 워크숍’은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금은동' 간판제작 워크숍도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유쾌하게 진행된다. 모든 프로그램은 소셜 뮤지엄 홈페이지(www.socialmuseum.net)를 통해 사전 예약제로 진행된다.
전시 예술감독을 맡은 최 이사장은 “할머니들이 직접 드라마 시청을 통해 울고 웃으며 자신들의 삶에서 건져 올린 기억들을 작품에 담았다”라며 “이번 오픈 스튜디오 전시는 드라마로 연결된 공감의 언어가 그림이라는 또 하나의 만국 공통어로 확장되는 실험이다. 작은 시골마을 선흘에서 시작된 할머니들의 회화 실천이 지구촌 예술애호가들의 마음에 가까이 닿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