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충전 차량 및 아이 돌봄 키트 제작 지원
반려동물 쉼터 운영 및 산불 피해 동물 치료

경남을 중심으로 발생한 산불이 가까스로 진화됐지만 산불로 인해 이재민이 된 이들을 위한 구호 활동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재계 및 유명 인사들의 기부금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동 돌봄, 반려동물 구호 등 이색적인 구호 활동이 눈에 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경남 산청‧하동군, 경북 의성군 일대의 산불 피해 구호 활동 지원을 위해 배터리 충전 차량을 운영 중이다. 이재민을 포함해 현장에 나온 소방관과 공무원 등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배터리는 68개까지 동시 충전할 수 있다. 임시 와이파이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난해 처음 재난구호 현장지원 프로그램을 만든 LG유플러스는 △배터리 충전 및 와이파이 차량 제공 외에도 △아동 돌봄 △반려동물 쉼터 등을 계획해 올해 처음 실행했다.
아동 돌봄은 구호소에 있는 미취학 아동들을 위해 돌봄 전용 키트를 전달했다. 수요 조사 후 총 10개가 전달됐으며 키트에는 색칠공부, 배개 등이 담겼다. 선생님이 함께하는 아이 돌봄 프로그램도 기획됐으나 이번 현장에서는 수요가 없어 진행되지 않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보통 구호소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식사는 제공 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전담해 관리하는 보호단체는 없다”며 지원 배경을 밝혔다.
동물자유연대와 반려동물 쉼터도 만들었다. 경북 의성 체육관 앞에 운영 중이다. 개, 고양이, 기니피그, 햄스터, 토끼, 패럿 등 동물보호법으로 정한 6가지 반려동물에 대해 이재민이 반려동물을 구호소로 데리고 오면 연암대학교 축산관리학 소속 전문가들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돌본다.
이는 구호소가 마련됐음에도 반려동물 가구들은 이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기획됐다. 구호소에는 동물을 원치 않은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여러 권리 중 아동권과 동물권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즘, 재난 현장이라고 해서 권리가 없어지는 게 아닌데 (현장에서) 전문적으로 케어해주는 프로그램이 없다”며 “여러 가지 가치를 반영해 다양한 구호 활동을 이재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재난 발생 시 인명피해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다 보니 동물들은 고통 속에 방치되는 일들이 많다. 보호자는 피난처로 이동하고 반려동물은 밖에 방치되는 일도 있다”며 “이에 재난 시 동물들도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동물단체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에서 이번에 의성군에 처음으로 만들었다고”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반려동물 외에도 산불 피로 부상 입은 동물들을 치료하고 돌보고 있다. 특히 길고양이 피해가 많은 상황이다.
조 대표는 “사실상 발견되는 야생동물은 거의 죽었다. 주로 개와 고양이를 치료하고 있는데 특히 고양이는 습성상 숨어있는 경우가 많아 가장 피해가 크다”며 “당분간 계속 수색하면서 화상 입거나 다친 동물들을 찾아서 입원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동물환경연대가 발견한 길고양이는 총 네 마리이며 이 중 세 마리를 구조해 치료 중이다.
이외에도 다친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을 찾아내 치료 후 돌려보내고 있으며, 집이 전소해 반려동물을 더 이상 키울 수 없는 경우에는 해당 가정이 소유권 포기하고 동물환경연대가 이들을 맡는다.
조 대표는 “사실상 매년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때마다 동물 피해가 발생했다”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것에 동의해 LG유플러스, 더프라미스가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한편, 동물자유연대는 지난해부터 LG유플러스, 더프라미스, 자체 자원봉사센터 등과 함께 ‘재난 시 동물구조 및 구호 협의체’를 구성하고 국제 최초로 반려동물 동반 대피 훈련을 추진했다. 지난 훈련에서는 재난 발생 시 반려동물과 함께 대피소로 이동해 위탁 호보받을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도적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