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
작년 지구 온도 1.55도 ↑...175년 만에 처음
파리협약 ‘1.5도 마지노선’ 결국 깨져
2008년 이래 기후 이재민 최대 발생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이어진 2024년 8월1일 경북 고령군 다산면 한 농경지에서 농민이 뙤약볕 아래 고추 수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이어진 2024년 8월1일 경북 고령군 다산면 한 농경지에서 농민이 뙤약볕 아래 고추 수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4년이 지구 평균 기온 관측 사상 가장 뜨거웠던 한 해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사회가 2015년 파리협약에서 설정한 1.5°C 상승 제한선이 처음으로 깨졌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도 심각해 전 세계적으로 82만 명이 넘는 기후 이재민이 발생했다. 2008년 이래 최고 기록이다. 

세계기상기구(WMO)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를 보면, 2024년 전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55도 올랐다. “지구 평균 기온 관측을 시작한 175년간 이래 최고치”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협약을 통해 ‘산업화 이전보다 평균 기온 상승 폭 1.5도 이하 제한’을 목표로 내세웠으나, 9년 만에 깨져 버렸다.

주요 기후 지표들이 모두 악화했다. 대기 중 온실가스를 가리키는 이산화탄소·메탄·아산화질소의 2024년 농도는 지난 80만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바닷속 열에너지 총량을 뜻하는 해양 열량이 8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북극 해빙 면적은 18년 연속 최저치를 기록했다. 빙하 질량 손실도 지난 3년간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해수면 상승 속도는 1993-2002년 2.1mm/년에서 2015-2024년 4.7mm/년을 기록해  위성 관측 이래 두 배로 빨라졌다. 

WMO는 지난해 태풍, 허리케인, 사이클론, 가뭄, 산불, 때아닌 봄 한파 등 극한 기상 현상으로 82만 4천5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플로리다 서해안을 강타한 허리케인 헬렌으로 인한 사망자만 200명이 넘어, 2005년 카트리나 이후 미국 본토에서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허리케인으로 기록됐다.

취약 지역과 분쟁 지역에서는 기후재난으로 계속해서 이주를 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보고서는 극심한 가뭄, 엘니뇨, 분쟁, 높은 식량 가격 등 영향으로 2024년 중반까지 18개국에서 식량위기가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한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는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릴 예정인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30) 전까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수립해 유엔(UN)에 제출해야 한다. 앞서 2021년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0% 줄이겠다는 2030 NDC를 발표한 바 있다. 올해는 이보다 높은 목표치를 제시해야 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우리 행성이 더 많은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장기 지구 온도 상승 수준을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것은 아직 가능하다”며 “올해 새로운 국가 기후 계획이 제출되는 만큼, 지도자들은 저렴하고 깨끗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이를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