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임금격차 해소·재생산권보장·노동시간 단축 등 8개 요구안 발표

41개 단체가 모인 3·8 여성파업조직위원회(조직위)가 4일 여성파업을 선포했다. 이번 파업은 성별 임금 격차, 고용 불안, 이주노동자들에게 전가되는 돌봄 정책 등에 맞서기 위해 열린다.
폭설주의보가 내린 이날 오전, 조직위는 서울 중구 세종호텔 고공농성장 앞에서 ‘너희는 갈라치지만, 우리는 단결한다’는 구호 아래 2025년 3·8 여성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국에서 여성파업이 개최되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달 28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하다 연행된 지혜복 교사도 참석했다. 그는 “(여성은) 성차별, 성폭력뿐만 아니라 생산 능력에서의 최하의 차별적 임금과 재생산 영역에서의 무급 노동에 시달린다”며 “차별과 혐오, 폭력이 재생산되고 이중의 착취를 당하고 있는 이 가부장적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은 이제 그만 고통을 받아야 한다. 여성 해방 없이는 진정한 인간 해방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순향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톨게이트 지부장은 “여성노동자들이 단결한다면 세상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그는 2주전에 연차를 쓰고, 핸드폰을 근무 시간에 확인만 해도 경위서를 써야했지만 8개월 전 노동조합에 가입해 투쟁을 한 후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했다. “우리는 쟁취했다. 여성노동자는 결코 나약하지 않다”고 했다.
학생들도 동맹파업을 예고했다. 조영지 고려대 민주학생기념사업회원은 “윤석열 이후 가부장적 자본주의를 끌어내려 더 나은 미래로 전진하려는 학생들은 2025년도 여성 파업을 자신의 다음 광장으로 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2030여성들과 성소수자가 모두 해방되는 세상, 더는 일자리 문제로 청년 학생들이 자살하지 않는 세상, 청년 여성이 더 이상 떨지 않으며 귀가할 수 있는 세상을 여성 파업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했다.
조직위는 성별 임금 격차 해소, 재생산권 보장, 노동시간 단축,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 차별금지법 제정 등 총 8개의 요구안을 발표했다.
세계 여성의 날인 8일이 공휴일인 관계로, 조직위는 7일부터 8일까지 여성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7일에는 여성파업과 학생 동맹파업이 진행되며, 서울시교육청에서 여성파업 전야제가 열린다. 8일에는 세종호텔 농성장에서 여성파업 대회를 개최한다.
한편, 역사상 가장 큰 여성 총파업은 1975년 아이슬란드 여성의 90%가 참여한 아이슬란드 총파업이다. 파업 참가자들은 일과 가사노동, 돌봄 노동 등을 거부하고 거리로 나섰다. 7년 후, 아이슬란드는 세계 최초로 선거를 통해 여성 대통령 비그디스 핀보가도티르를 선출했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성평등한 나라로 불리며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법제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