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공동기획
[청년여성농업인을 만나다] 2. 김수정 그린에이션 대표
11년간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남편과 함께 귀농 선택해 창업 도전
농업 교육부터 농업혁신 플랫폼 계획

김수정 그린에이션 대표는 예상치 못한 기후 변화로 작물 피해를 입으며 스마트팜 기술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사진은 김 대표가 자신의 책 『스마트팜 농업혁명』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권기동 기자
김수정 그린에이션 대표는 예상치 못한 기후 변화로 작물 피해를 입으며 스마트팜 기술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사진은 김 대표가 자신의 책 『스마트팜 농업혁명』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권기동 기자

“농업이란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아요. 함께 성장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진짜 농업이죠.”

김수정 그린에이션 대표는 안정된 교사직을 뒤로하고, 불확실한 미래가 기다리는 농업 창업의 길을 택했다. 단순한 귀농이 아니라, 농업을 교육·기술·치유·데이터와 연결하는 ‘융복합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였다. 그가 2023년 설립한 농업융복합회사 ‘그린에이션’은 농업의 가치를 재정의하며, 농업 생태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농업 교육에서 시작해 스마트팜 기술, 치유농업, 그리고 농업인들이 함께 성장하는 플랫폼까지… 김 대표가 꿈꾸는 농업은 경계를 허물고 더 넓은 세상과 연결돼 있다.

안정된 길 대신 도전의 길 선택

서울에서 태어나 농업과 거리가 멀었던 김 대표는 강원대학교 원예학과를 졸업한 뒤 경북대학교에서 농업교육학 석사를, 충남대학교에서 스마트팜 시스템공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13년 강원도교육청, 2015년 경상북도교육청 식물자원조경 임용고시에 합격하며 농업고등학교 교사로 학생들을 지도했다.

“농업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정말 보람 있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직접 농업을 실천하고, 교육을 넘어 산업적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열망이 커졌죠.”

그는 교단에서 배우는 농업과, 현실에서 마주하는 농업의 간극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농업의 가치를 알리고, 농업이 가진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결국 교사직을 내려놓고 직접 농업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500평의 밭에 양파를 재배한다는 김 대표. 눈덮인 비닐을 들추며 친환경 비료를 쓴다고 설명했다. 계분은 고열에 탄화 과정을 거치면 토양개량제와 완효성 비료 효과를 가진 친환경 탄소 소재인 바이오차로 전환된다. 바이오앤씨(주)의 원재료를 김 대표의 농장에서 만들어 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권기동 기자
500평의 밭에 양파를 재배한다는 김 대표. 눈덮인 비닐을 들추며 친환경 비료를 쓴다고 설명했다. 계분은 고열에 탄화 과정을 거치면 토양개량제와 완효성 비료 효과를 가진 친환경 탄소 소재인 바이오차로 전환된다. 바이오앤씨(주)의 원재료를 김 대표의 농장에서 만들어 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권기동 기자

기후 변화에 스마트팜에 눈 떠

경북 의성으로 내려간 김 대표는 남편과 시아버지가 운영하는 양계농장 옆 3,500평의 땅에서 벼농사와 밭작물을 재배하며 본격적으로 농업에 뛰어들었다.

“학교에서는 체계적인 실습장이 있고 농기계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었지만, 실제 농업 현장은 전혀 달랐어요. 날씨 변화에 취약하고, 모든 과정이 직접 몸으로 부딪쳐야 하더라고요.”

트랙터를 몰다 논두렁에 빠지고, 예상치 못한 기후 변화로 작물 피해를 입으며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그는 현실에 주저앉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나은 농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기후 변화가 심각해지면서 데이터 기반의 농업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스마트팜 기술과 데이터 분석을 접목하면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융복합 플랫폼 기업’ 성장 목표

2023년 2월, 김 대표는 농업융복합회사 ‘그린에이션(Green+Ation)’ 을 창업했다. ‘그린(Green)’에는 농업, 농촌, 환경을, ‘에이션(Ation)’에는 행동을 담아, 농업을 능동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린에이션은 농업 교육을 시작으로, 농업의 가치를 높이는 융복합 사업을 펼치는 회사예요.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농업을 전달하기 위해 교육을 기반으로 시작했죠. 2025년에는 치유농업, 마음챙김과 연계한 프로젝트를 스마트팜 기술과 접목해 농업 융복합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린에이션은 농업 교육뿐만 아니라, 스마트팜, 데이터 기반 농업, 치유농업 등을 결합해 농업을 산업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농업은 단순한 작물 재배에서 끝나지 않아요. 교육, 기술, 환경, 건강 등 다양한 요소와 결합할 때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김수정 대표는 농업, 유기농업, 종자, 스마트팜 기초 교육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사진은 사무실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는 모습. ⓒ권기동 기자
김수정 대표는 농업, 유기농업, 종자, 스마트팜 기초 교육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사진은 사무실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는 모습. ⓒ권기동 기자

김 대표는 스마트팜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농업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기존의 농업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온실하우스 농사와 데이터 기반의 작물 관리가 필수적이죠. 앞으로 그린에이션은 스마트팜 기술을 활용해 농업을 더욱 체계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그는 ‘2024 경상북도 스마트팜 경영혁신 경진대회’에서 시아버지와 남편이 운영하는 스마트팜 양계농장의 데이터 관리 연구를 발표해 우수상을 받았다.

또한, 유튜브 채널 ‘그린에이션’(구. 꽃수정의 농업공부) 을 통해 농업인뿐만 아니라 농업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기초적인 농업 교육부터 실질적인 농업 경영 노하우까지 전파하고 있다.

“농업 교육을 디지털화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요. 특히, 온라인 교육을 통해 ASEAN 국가들과 협력하면서 한국 농업 교육을 세계적으로 확대 해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농업에 인식개선과 매력의 확장성을 알리기 위해 ‘스마트팜 농업의 아이돌’이라는 스토리를 통해 귀여운 캐릭터를 동반한 농업의 동화책, 웹툰 등을 생각하고 있다. ⓒ그린에이션
농업에 인식개선과 매력의 확장성을 알리기 위해 ‘스마트팜 농업의 아이돌’이라는 스토리를 통해 귀여운 캐릭터를 동반한 농업의 동화책, 웹툰 등을 생각하고 있다. ⓒ그린에이션

함께 성장하는 농업 생태계로

김 대표는 농업 교육뿐만 아니라, 농업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멘토링을 제공하며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하며 성장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지속적인 배움이 그린에이션의 목표를 이루는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목표 중 하나가 바로 농업 분야에서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그린에이션 플랫폼’ 구축이다.

“단순한 네트워크가 아니라,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농업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갈 수 있는 혁신적인 생태계를 조성 하고자 합니다. 각자의 전문성과 경험을 공유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농업이 발전하고 혁신하려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하고,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수적이거든요.” 

김수정 그린에이션 대표가 자신의 책 『스마트혁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권기동 기자
김수정 그린에이션 대표가 자신의 책 『스마트혁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권기동 기자

“자신만의 농업 스토리로 승부해야”

김 대표는 농업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자신만의 정체성을 농업과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농업은 창조적인 산업입니다. 자신만의 개성과 강점을 농업과 접목한다면, 분명 새로운 길이 열릴 거예요. 혼자 고민하지 말고, 주변 전문가들과 소통하면서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 대표의 도전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농업의 가치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미래 농업을 구축하기 위한 그의 여정이 앞으로 어떤 결실을 맺을지 기대된다. 

 

*김수정 그린에이션 대표

1987년 생으로 서울이 고향이다. 강원대 원예학과(농업경영 복수전공)를 졸업하고 경북대 농업교육학과 석사 졸업, 충남대 스마트팜시스템공학 석사수료했다. 강원도교육청 식물자원조경 임용고시(2013), 경상북도교육청 식물자원조경 임용고시(2015)합격 후 강원도와 경상북도 농업고등학교에서 11년간 재직했다. 아산나눔재단 기업가정신 티처프러너 1기 교사 MS(Microsoft)MIEE 혁신교사로 일했으며 ASEAN직업교육국제협력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스마트혁명, 재배학개론, 식용작물, 나합격(유기농업기능사‧종자기능사‧유통관리사 2급 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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