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브리프’ 발표
“고용정책·사회보장 정책 등 다각적 지원 필요”

해마다 여성가구주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성가구주 넷 중 한 명은 비경제활동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최근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담은 ‘고용동향브리프 2024년 5호’를 발표했다.
여성가구주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여성으로, 주민등록상 세대주로 등록된 여성을 뜻한다. 사별이나 이혼 등으로 남성 배우자가 없는 가구와 배우자가 부양자로서의 기능을 하지 않는 유배우자 가구, 미혼 가구 등이 포함된다.
여성가구주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8년 20만4435명이었던 여성가구주는 지난해 23만4835명까지 늘었다. 이는 전체의 22.1%에 해당하는 규모다.
유배우가구주와 이혼가구주의 증가에 따라 여성가구주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남성가구주와 비교했을 때 여성가구주 중 비경제활동자(비경활자)의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데 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여성가구주 중 비경활자는 24.4%를 차지했다. 이는 남성 비경활자 비중(6.6%) 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이지민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조사분석팀 책임연구원은 “여성가구주는 가족의 생계유지와 자녀양육을 혼자서 감당해야 하므로 경제적 어려움이 크다”며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은 여성가구주 가장의 실직으로 비롯된 안타까운 사건으로 여성가구주 가구의 복지사각지대를 여실히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은 2014년 2월 생활고를 비관한 세 모녀가 서울 송파구의 주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세 모녀는 월세, 공과금과 함께 “정말 죄송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삶을 등졌다. 사건 이후 사회적 안전망을 재정비해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아울러 산업·직업별로 중위임금을 비교했을 때, 여성가구주의 임금이 남성가구주의 임금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령 여성가구주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인 보건업·사회복지 서비스업의 여성 임금중위값은 2826만5천원으로 같은 산업 남성의 임금중위값(3962만2천원)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다시 말해 여성이 남성보다 임금을 약 28.7% 덜 받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직업별로 살펴봐도, 여성가구주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종사자의 여성 임금중위값은 2534만4천원으로 남성 임금중위값(3147만6천원)보다 적었다.
이지민 책임연구원은 “기혼 여성가구주의 비중이 계속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현재 일자리의 근로조건과 일자리의 질, 임금이 남성가구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으며 비경제활동 가구주도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소득보전 방안,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고용정책, 자녀양육에 필요한 사회보장 정책의 다각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