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다사다난했다. 성평등·여성정책의 퇴행은 속도를 냈다. 여성 혐오 범죄와 온라인 괴롭힘으로 인해 일할 권리조차 빼앗긴 여성들은 더 늘었다. 성평등 정책을 이끌 부처는 장관 없이 1년을 보냈다. 그럼에도 여성들은 멈추지 않고 전진했다. 법적 투쟁 끝에 여성 혐오를 범행 동기로 인정하는 판결을 받아냈고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이끌었다. 여성신문이 선택한 10대 뉴스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끌어올린 이들의 이야기가 다수였다. 여성신문 선정 올해의 10대 뉴스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라 헌법재판소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11일 만이다. 대통령의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와 계엄군의 위법적 헌법기관 장악시도에 분노한 시민들이 결국 민주주의 지켜냈다. 그 중심에 2030 여성이 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1차 ‘탄핵 집회’에는 촛불 대신 케이팝(K-POP) 아이돌 응원봉을 든 2030 여성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청년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통계로도 확인됐다. 서울시 생활인구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집회에 모인 인파 23만7032명 가운데 20대 여성이 18.9%(4만9255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남성(13.9%), 30대 여성(10.6%) 순으로 비중이 컸다. 참가자 10명 중 3명꼴(29.7%)로 2030 여성인 셈이다.
2030 여성들이 탄핵 집회 선두에 선 이유는 현실적인 생존의 위협과 맞닿아 있다. 윤석열 정권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주장하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삼고,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정서를 정치적 자원으로 활용했다. 그 사이 성평등 정책은 퇴행하고 삭제됐다. 이들은 이렇게 외친다. “여성스럽다는 표현에 이제 용감하고 혁명적인 우리의 모습도 함께 떠오르길 바랍니다”. (12월 14일 촛불 집회 라이브 시민발언 중 한 여성 발표자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