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공공기관을 위한 ESG 평가’ 공동세미나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철도공사 등 선정
“공기업 ESG 정보량은 많은편, 공개 선도성은 떨어져”

고은해 서스틴베스트 이사가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공공기관을 위한 ESG 평가’ 공동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지역경영원
고은해 서스틴베스트 이사가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공공기관을 위한 ESG 평가’ 공동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지역경영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전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공기업 32곳을 대상으로 시행한 ESG 경영 조사에서 ‘한국전력기술’이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협력업체 운영 시 환경 평가를 진행하고 산업안전, 워라벨, 가족 친화 경영 등이 높은 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공공기관을 위한 ESG 평가’ 공동세미나에서 고은해 서스틴베스트 이사는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고 이사는 “한국전력기술이 다른 공기업들이 하지 않는 ESG 활동들을 하고 있었다”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2,3년마다 발간 중으로 담긴 내용들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협력업체 운영에서 환경 평가도 진행하고 있으며 생물 다양성 보전과 관련된 리스크 관리 활동도 공시를 잘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산업안전, 워라벨, 가족 친화 경영, 근로자 인권 및 노조 등 인적자원 관리 체계들을 골고루 잘 갖추고 있어 이직률도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서스틴베스트
ⓒ서스틴베스트

한국전력기술 다음 순위로는는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철도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가스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부동산원 △한국석유공사 △한국중부발전 △강원랜드 △한국동서발전 △그랜드코리아레저 △한국서부발전 △지역난방공사 △한국공항공사 등 총 16곳이 서스틴베스트의 ESG 경영 성과 상위 50%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앞서 서스틴베스트는 32개 공기업에 대한 ESG 경영평가를 진행했다. 지난 2023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공시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사업보고서, 기관 홈페이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언론보도 등의 ESG 정보와 서스틴베스트가 개발한 93개 지표를 토대로 산업별 중대성을 고려해 평가했다.

기존 ESG 평가가 ‘투자자’ 입장에서의 평가 모형이었다면 서스틴베스트가 발표한 이번 순위는 ‘모든 이해관계자’에 초점을 두고 이뤄졌다. 고 이사는 “일반기업은 주주가치에 기여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면 공공기관은 모든 이해관계자를 골고루 만족시켜야 한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세 항목 중 환경, 사회, 지배구조 순으로 가중치를 뒀다. 기업의 핵심 사업에 따라 다른 가중치를 적용했고 규모의 차이도 반영해 큰 곳에는 더 강화된 기준을 적용했다.

공기업의 강점으로는 ESG 정보공개와 다양한 활동을 꼽았다. 고 이사는 “아직 국내에 ESG 정보 공시의무화가 도입이 안 됐기 때문에 ESG 정보량 자체는 일반기업에 비해 상당히 우수한 상황”이라며 “(기재부의) 경영평가 등 다양한 평가들이 많이 존재해 공시 수준만 봤을 때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사 결과 93개 세부 평가지표 중 69개 지표(74%)에서 일반기업 대비 높은 성과를 보였다.

특히 “공기업들이 환경, 사회와 관련된 리스크관리 프로그램 운영을 다양하게 하고 있고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있는 기업이 일반기업 대비 높은 편”이며 “ESG와 관련된 국제 이니셔티브 가입 비율도 일반기업과 비교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공기업들이 ESG 정보공시를 선도적으로 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 관심도가 높아진 생물다양성의 경우 오히려 일반기업보다 정보공시 범위가 좁다”며 “공기업들이 (관심 이슈에 대해) 뒤늦게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친환경 공급망 관리와 자원 투입 대비 낮은 복리후생 비중도 언급했다. “친환경 공급망 관리가 대부분 녹색구매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며 “아직 협력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와 같은 리스크 관리 확인이 부족하다”고도 했다.

이어 “임직원의 일·생활 균형을 위한 프로그램은 일반기업보다 훨씬 더 많이 운영되고 있지만 매출액 대비 복리후생비 비중은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조신 연세대 객원교수는 “공공기관의 특성상 설립 목적 자체가 사회적 가치 추구이기 때문에 본연의 사업을 통해 어떻게 ESG 경영을 달성하고 있는지 담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알리오를 통해 공개되고 있는 정보는 매우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며 “경영평가단의 자료들이 공개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에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할 것”을 제안했다.

또 다른 토론자인 이태호 한국ESG평가원 전무위원은 “해외 공기업은 이사회 중심인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이사회가 기능하지 못하는 것이 공기업들의 전형적인 문제”라며 지배구조 지표 보완책으로 이사들의 전문성 평가, 여성 이사 비율, 사회 및 인권 지표 추가 등을 제시했다. 

토론 좌장은 정성훈 한국지역경영원 원장(대구가톨릭대 교수)이 맡았으며 박재환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안영철 부산경남지역경영원장, 임효창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 양인목 성신여대 청정융합에너지공학 교수도 함께 토론에 참여했다. 

앞으로 서스틴베스트는 공기업을 넘어 준정부기관 등 공공기관으로까지 ESG 평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세미나는 서스틴베스트와 한국지역경영원가 공동 주최했으며, 국회의원 서왕진, 국회의원 민형배, 국회의원 전재수, 국회의원 문대림, 국회의원 복기왕이 주관했다. 

ⓒ한국지역경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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