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항소심 변론준비기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9일부터 항소심을 시작하며 2라운드에 돌입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첫 재판 절차인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변론준비기일은 재판에 앞서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다. 변론준비기일은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30분 정도 진행됐다.
이날 노 관장은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에 참석했다. 가사 소송에 당사자가 직접 출석하는 일은 드물다. 통상 가사소송의 변론준비기일에는 당사자 출석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은 부산엑스포 유치 차원에서 프랑스 파리 출장 중이어서 이날 변론준비기일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노 관장은 변론준비기일이 끝난 후 취재진에게 소회를 전했다. 노 관장은 "오랜 30여년 간의 결혼생활이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된 것에 대해 참담하다고 말씀드렸다"며 "이 기회를 빌려 우리 가족의 일, 가정의 일로 국민 여러분들께 많은 심려를 끼친 것이 너무 죄송하고 민망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저의 이 사건으로 인해 가정의 소중한 가치가 법에 의해 지켜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측 법률대리인은 "1심 때와 마찬가지로 법정 심리에만 집중하며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도 대리인을 통해 "경위 불문하고 개인사 문제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있는데 대해 송구하다"고 전했다.
2심 재판부는 내년 1월11일을 첫 변론기일로 지정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결혼했으나, 지난 2015년 최 회장이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파경을 맞았다. 지난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노 관장의 반대로 지난 2018년 2월부터 이혼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끝난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665억원, 위자료 명목으로 1억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노 관장 측이 요구한 최 회장 소유 SK 주식 절반은 "자산 형성 과정에 노 관장의 기여분이 없다"며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노 관장과 최 회장 양측은 이 판결에 불복해 모두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