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남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낸 이혼소송에 맞소송을 제기했다. ©뉴시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남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낸 이혼소송에 맞소송을 제기했다. ©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이 ‘서린빌딩에서 퇴거하라’는 SK이노베이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노 관장 측은 미술품을 보관할 마땅한 장소도 없고, 직원들도 해고해야 해 퇴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노 관장 측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며 사무실을 비워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SK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을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인도 청구 소송 첫 조정기일을 열고 2주 뒤 한차례 더 조정을 시도하기로 했다.

논란이 된 부동산은 아트센터 나비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서린빌딩 4층으로, SK이노베이션이 관리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아트센터 나비와의 계약이 2018∼2019년쯤 종료됐기 때문에 공간을 비워줘야 한다며 지난 4월 소송을 제기했다.

노 관장 변호인은 “노 관장 개인보다는 미술관 대표자라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며 “미술관은 미술품을 보관하는 문화시설로서 그 가치가 보호돼야 하고, 근로자 이익을 고려해야 할 책임과 책무가 있기 때문에 퇴거는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퇴거하면) 미술품을 둘 곳도 없고 직원들도 모두 해고해야 한다”며 “이혼을 한다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했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즉각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아트센터 나비는 2019년 9월을 기점으로 임대차 계약이 종료됐음에도 무단으로 공간을 점유하면서 노 관장 개인적인 소송인 이혼 소송과 이번 건을 연관짓고 있다”며 “사무실을 비우지 않아 임직원들 불편은 물론 경영상 손실도 크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 이혼 소송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노 관장은 9일 예정된 2심 첫 변론준비기일에 직접 출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1심은 최 회장의 SK 주식은 특유재산으로 재산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위자료 1억원과 현금 665억원만 인정했으나 양측 모두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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