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 “3년 동안 목소리 못냈다…방어권 행사 취지”
류호정 “변론 아닌 박원순 존경 깎아내리는 행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성추행으로 피소된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는 다큐멘터리가 7월 개봉될 예정이다. 이 다큐를 제작한 김대현 감독은 “1차 가해부터가 의문”이라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을 전면 부정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추모도 좋지만 먼저 사람이 되시라”며 2차 가해 중단을 요구했다.

두 사람은 11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전화 인터뷰로 출연해 박 전 시장 다큐멘터리 ‘첫 변론’을 둘러싼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김대현 감독은 “3년 동안 박 시장이 일방적인 주장에 의해 성추행범으로 낙인 찍혔다.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에서 보장받지 못한 방어권을 행사하는 의미로 영화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영화 개봉이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1차 가해(성범죄) 자체가 의문인 상황에서 2차 가해라고 할 수 있느냐.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2차 가해는 아니다. 모든 언론과 여성계가 2차 가해에 기울이는 관심의 10분의 1만이라도 1차 가해의 진실성에 관심 갖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입장을 비쳤다.

이어 "박 전 시장이 사망한 7월 9일을 기점으로 영화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전 시장 측이) 피해자 측이나 여성계가 기자회견 하는 것 자체를 반대한 적 있냐. 한 번 보고 판단하시라"고 말했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김 감독의 인터뷰 직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추모도 좋고 예술도 좋은데 인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다큐멘터리 제작진 측을 비판했다.

류 의원은 "성범죄 유무는 박 전 시장 사망 때문에 확정되지 못하게 된 것"이라며 "이런 2차 가해가 자행될 것이 뻔했기 때문에 최소한의 법적 판단이라도 받기 위해 나온 것이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큐멘터리에서 이어지는 논란으로 생산되는 인터뷰나 각종 콘텐츠의 존재만으로 피해자에게 큰 스트레스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감독님이 하는 행위는 변론이 아니라 오히려 박 전 시장에 대한 시민의 존경을 깎아내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콘텐츠를 생산하면 그 밑에 또 주옥같은 댓글이 달릴 것"이라며 "그런 것을 피해자와 같은 피해를 경험한 여성들이 본다고 생각해보시라"고 우려했다.

인터뷰 말미에는 "'역시 우리 시장님이 절대 그럴 리가 없어' 류의 집단 망상과 또다시 이어질 집단 린치가 걱정이다. 정말 대단한 사회적 낭비"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전 시장은 2020년 7월 9일 전 비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해당 사건을 6개월간 조사한 국가인권위는 2021년 1월 “피해자에 대한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이 있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박 전 시장의 아내 강난희씨가 인권위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법원에 행정소송을 냈으나 지난해 11월 1심 패소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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