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반성폭력 반성차별 모임 ‘월담’은 지난 26일 한양대 사회대 건물 1층 게시판에 이 대학 ‘필수 비즈니스 한자’ 강의 중 교수가 한 부적절한 발언들을 규탄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월담
한양대 반성폭력 반성차별 모임 ‘월담’은 지난 26일 한양대 사회대 건물 1층 게시판에 이 대학 ‘필수 비즈니스 한자’ 강의 중 교수가 한 부적절한 발언들을 규탄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월담

“여자는 28살에는 결혼을 하는 게 금메달이고, 31살이 지나면 누가 서른 살 먹은 여자와 결혼하겠나? 그건 동메달이다.”

“요즘 사회는 여성 우위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 여성에게 프로포즈를 할 때 몇백만 원 상당의 명품백을 선물해야 한다. 여성들은 ‘내 친구는 프로포즈 받을 때 비싸고 좋은 뭘 받았다더라’라며 요구한다. 아주 잘못됐다. 남자가 밖에서 사업하고 일하면 술도 좀 마실 수 있는 걸 집에서 부인이 엄청 뭐라고 한다. 남자는 나이가 들수록 밖에서 돈을 벌어와도 마음대로 쓰지도 못하고 찬밥 신세다. 여성 우위가 너무 심하다.” 

모두 올해 대학 강의실에서 교수가 한 발언들이다. 한양대 반성폭력 반성차별 모임 ‘월담’은 지난 26일 한양대 사회대 건물 1층 게시판에 이 대학 ‘필수 비즈니스 한자’ 강의 중 교수가 한 부적절한 발언들을 규탄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해당 교수는 지난 1학기 강의 중 왜곡된 젠더 관념이 드러나는 발언을 수차례 했다고 한다. 월담이 폭로한 발언은 “여학생들은 3학년 즈음해서 복학한 예비군 오빠 잡아서 결혼할 생각을 해야 한다” “대학원 가는 여자는 결혼 못 한다. 한양대에도 결혼 못 한 노처녀 교수들이 많다” “여자가 화장하고 엄마 가방 빌려서 남자 만나면 남자들은 결혼하고 싶지 않아 한다. 결혼할 여자가 아니라 애인이라는 거다. 청바지에 화장하지 않는 여자를 볼 때 남자는 여자랑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등이다. 

월담은 지난 8월부터 강의실 내 언어성폭력 사례 제보를 받아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해왔다. 이들은 “해당 교수에게 직접 항의 메일을 보내고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왔지만, 교수들의 생업과 경력에 심각한 타격이 있을 것을 우려해 공개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5일, 지난 학기 사과를 한 교수가 또다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제보를 받고 해당 수업명과 발언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월담은 “제보자는 해당 교수의 수업 중 공개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스스로 해당 발언의 문제가 무엇인지 자성할 것을 원하고 있다”며 “강의실에서 여성혐오, 성차별, 성희롱 발언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양대에선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한양리더십프로그램’(HELP) 온라인 강의에 성·외모 차별적 내용이 포함돼, 대학 본부가 사과하고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월담과 인권네트워크 ‘사람들’ 한양대 모임은 이달 초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은 성폭력·성차별적 대학 환경을 개선하고 구성원이 젠더 감수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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