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jpg

서울시내 영아전담시설·직장보육시설 극소수

맞벌이 부부뿐만 아니라, 이제는 어린 자녀를 둔 대부분의 부모들에게 자

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을 찾는 것은 최대 과제다. 양질의 보육을

공적 서비스로 제공받을 수 있는 아동들의 권리와 이를 통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부모들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현

행 영유아보육법의 개정 필요성과 부모와 아이들이 원하는 영유아보육시설

등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부모들은 과연 어떤 보육시설을 원할까.

한국여성개발원이 98년 10개 보육시설, 250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보육시

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바라는 점에 대해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답이

‘교사와 영유아간 상호작용’의 질적인 향상(27.8%)이었다. 그 다음으로

영양·건강·안전에 대한 배려(19.2%), 교육과정 배려(18.3%), 다양한 교

재·교구 지원 등의 순이었다.

한국여성개발원의 유희정 박사는 보육시설 선택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어떤 사람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시설을 운영하느냐”라고 말한다.“아무

리 좋은 시설이라도 교사가 그 시설과 놀이도구 등을 아이들이 제대로 활용

할 수 있도록 이끌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고, 비록 시설·도구가 뛰어나

지 못하더라도 지도력를 갖추고, 아이들을 우선으로 하는 마인드를 가진 교

사들이 있다면 좋은 어린이집이라고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현재 보육교사의 자격 기준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들이다. 영유아

보육법상 대학(전문대학 포함)에서 유아교육 또는 아동복지에 관련된 학과

전공자, 고등학교 졸업자로서 보육교사교육원에서 1000시간 이상 교육과정

을 이수한 자에게 보육교육 자격을 인정하고 있는데, 보육시설이 과잉공급

되면서 대부분의 보육교사들이 보육교사교육원의 양성과정을 거쳐 배출돼

왔다는 것이다. 보육교사교육원에서 실시하는 양성 프로그램의 전문성과 형

식적인 이수과정에 문제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한편 보육시설 수요자들의 가장 큰 요구사항 중 하나는 영아전담시설이

다.

얼마전 출산한 회사원 최희영(29) 씨는 당장 출산휴가가 끝나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요즘 고민이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친정어머니에게 맡길

수도 없고, 달리 부탁할 곳도 없다. 2개월 된 갓난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한다면 직장을 그만둬야 할 형편이다.

최씨의 고민처럼 영아를 맡길 수 있는 전담시설이 충분하지 못해 여성들

이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영아와 나이 차이가 있

는 유아들을 함께 돌보는 것은 시설 운영자들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기 때

문에 영아전담시설의 확보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서울지역의 영아전담

시설은 국공립 시설 4곳뿐이다(표1 참조). 영아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운

영비도 많이 소요될뿐더러, 일정기간 동안은 안정적인 인원 확보에도 어려

움이 따를 것이기 때문에 민간에서 운영하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

한 국공립 시설을 각 지역마다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부모들의

주문이다.

~9-1.jpg

야간 근무를 해야 하는 부모들이 필요로 하는 야간 24시간 보육시설도 서

울지역에는 국공립으로 운영하는 대치4동 선재어린이집 한 곳뿐이다. 시설

이 태부족인 지금같은 현실에선 개인적으로 고충을 해결할 수밖에 없다.

직장보육시설도 부족한 건 마찬가지다. 영유아보육법과 남녀고용평등법상

상시 여성근로자 3백명 이상인 사업장에선 직장보육시설을 운영하도록 규정

하고 있지만, 서울지역에서 직장보육시설을 갖추고 있는 기업은 총 5곳(표

2) 뿐인 실정이라 직장여성들의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선 시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같은 부모들의 요구사항들이 어떻게 반영될 수 있는지, 그리고

제대로 반영돼 운영되고 있는 시설은 어떤 곳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사실

상 없다.

실제 서울지역 영유아보육시설 중 추천받을 만한 곳을 알아보기 위해 서

울시청의 담당부서에 문의해 보니, 담당자는 시설들을 직접 가보지 못했고,

평가표도 없다고 답해 전혀 시설에 대한 파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몇해 전 모범시설을 서울시에서 표창한 적이 있었지만, 담당

자들이 바뀌면서 그 내용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었다.

보육시설관련 한 관계자는 1991년 영유아법 제정 이후 시설들에 대한 관

리·감독이 한 번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이들이 보육시설에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생활하는지에 대해 전혀 알 수

없다는 것.

외국의 경우는 대부분 시설평가 시스템과 인증제도가 있다. 보육시설의

질을 평가하는 대표적 척도로는 ECERS(유아교육 환경 평정척도), NAEYC

(전미 유아교육연합회) 인준기준’ 등이 있다. ECERS는 생활습관지도, 유

아를 위한 설비와 자료 전시, 언어·개념 학습 활동, 대·소근육 활동, 창의

적 활동, 사회성 발달, 성인을 위한 배려 등을 주요 평가 영역으로 삼고 있

다. 미국 전지역 시설에서 채택되고 있는 NAEYC 인준기준은 교사-아동

상호작용, 교육과정, 교사-부모 상호작용, 교사의 자격 및 발달, 운영, 교사

편제, 물리적 환경, 건강 및 안전, 영양 및 급식 서비스, 평가 등을 주요 평

가 영역으로 삼고 있다. 인준 과정도 원장, 교사, 부모에 의한 자체평가와

전문 관찰자의 타당성 검사, 3인의 유아교육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 등 1

차적으로 3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같이 까다롭고 철저한 평가가 시설의 질

을 지속적으로 보장할 수 있고, 부모들은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관련 연구자들이 비슷한 평가기준을 개발한 적은 있으

나, 정부나 지자체에서 이를 실제 채택해 실용화하고 있지는 않다. 이에 전

문가들은 평가인증제도, 등급제 등의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이김정희기자

color=blue>jhlee@womennews.co.kr]

[표1] <서울지역 영아전담시설>

시설 소재지 정원 전화번호 유형

단비어린이집 성동구 용답동 61명 2249-3215 국공립

양지어린이집 관악구 신림6동 104명 882-4359 국공립

월계4동 어린이집 노원구 월계4동 36명 975-1029 국공립

한솔어린이집 성동구 성수1가 46명 462-4691 국공립

[표2] <서울지역 직장보육시설>

시설 소재지 정원 전화번호

사라어린이집 논현1동 39명 3018-1004

삼성SDS어린이집 역삼2동 39명 3429-4109

삼성서울병원어린이집 수서동 250명 3411-9141

서울도시개발으뜸어린이집 개포동 39명 3410-7090

현대백화점어린이집 신사동 27명 3449-5810

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