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폴 앤더슨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전무

4차 혁명에 맞춰 변화 모색해야

음성인식·몸짓·생체정보 이용한

커넥티드 디바이스 늘어날 것

정부·기관과 파트너십도 기대

 

폴 앤더슨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전무 ⓒ이정실 사진기자
폴 앤더슨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전무 ⓒ이정실 사진기자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은 뒤바꿀 수 없는 변화의 흐름이다. 엄청난 양의 정보가 생산되고 있는 이 현실은 많은 기회를 의미하지만 동시에 기존 제도와 운영 방식에 단절이 생긴다는 뜻이기도 하다. 즉,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변화는 이제까지 사용해온 프로세스 자체에 대해 생각해볼 수 밖에 없게 한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 마케팅 오퍼레이션즈 사업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폴 앤더슨(사진) 전무는 “MS는 이러한 변화에 의해 처음으로 단절을 겪은 기업 중 하나”라며 이 같이 말했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SW) 기업 MS도 PC(개인용 컴퓨터) 시대가 저물고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크고 작은 부침을 겪었다는 이야기다. 그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이 주도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MS의 미래 전략에 대해 들려줬다. 

지난해 한국에 부임한 앤더슨 전무는 IT 업계에서의 20년 경력을 기반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속적인 경영 혁신을 이끌고 있다. 노스웨스턴 캘로그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하고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산업공학 석사를 취득한 그는 한국 MS에 합류하기 전에는 MS 아태지역 본부에서 사업기획 및 오퍼레이션즈(Business Planning and Operations) 부서를 이끌었다. 또한 MS 전 세계 기업고객사업부의 시장 세분화, 기업성장 계획, 영업 프로세스 설계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앤더슨 전무는 “MS는 PC 시장에서 SW의 90% 가량을 점유했지만 스마트폰 등 커넥티드 디바이스(connected devices)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20%선에 그친다”며 “이 같은 변화는 MS 뿐만 아니라 현재 모든 기업들이 경험하고 있고 또 경험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새 MS는 윈도·오피스 등 기존 소프트웨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기업용 클라우드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 직장인 기반 SNS 업체인 링크트인(Linkedin)을 MS 역사상 최대 규모인 262억달러(약 30조8000억원)에 인수한 것도 그 예다.

 

폴 앤더슨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전무 ⓒ이정실 사진기자
폴 앤더슨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전무 ⓒ이정실 사진기자

앤더슨 전무는 변화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MS의 전략 중 하나로 ‘개인용 커넥티드 디바이스의 발전’을 소개했다. 그는 “현재의 스마트폰보다 더 발전된 새로운 기기가 등장할 것이다. 음성인식 뿐 아니라 제스처, 생체정보 등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MS는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등 기술개발 이니셔티브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MS의 기술로는 ‘홀로렌즈’를 꼽을 수 있다. 홀로렌즈는 3차원 입체 영상을 현실세계 속에서 볼 수 있는 AR 기기로 항공, 우주 등의 분야로도 확장 가능성이 큰 기술이다.

MS의 또 다른 전략으로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발전’과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개선 및 그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꼽았다. 그는 “어디서나 누구든 클라우드로 연결해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MS는 이러한 비전 아래 전 세계 요지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로드맵 계획을 세웠고 한국에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MS는 한국의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한국과 아시아 지역에 모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앤더슨 전무는 한국 시장에 대해 “전 세계에서 인터넷 연결이 가장 잘 돼 있는 국가”라며 “한국에 처음 도착해서 집 건너편에 있는 대리점에서 TV를 주문했는데, 주문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엘리베이터에서 TV 배달해주는사람을 만났을 정도”라며 웃었다. 그는 한국 시장에서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는 “한국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MS 전략에 대해 좀 더 잘 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다른 국가에서는 정부나 교육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는데 이러한 파트너십 모델을 한국에도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앤더슨 전무는 오는 9월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1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제2회 아태W 위기경영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 혁신’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MS가 변화에 의한 단절을 통해 배운 교훈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운 비전 및 전략에 대해 상세히 전할 예정이다. 앤더슨 전무는 “MS의 사례가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조직을 개편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한 다른 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며 “MS는 다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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