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공식 페이스북에서 넥슨의 김자연 성우 부당교체에 항의한 여성 시위대를 ‘햄버거’에 비유하며 조롱하는 내용의 ‘여성혐오’ 포스팅을 올려 물의를 빚고 있다.

조선일보 페이스북은 26일 한 남성이 차를 몰고 넥슨코리아 분당 사옥으로 돌진한 사건 기사를 공유하며 “사옥 앞에 뭔가 있었을 텐데” “햄버거 350개 있었을 텐데”라고 썼다. 당시 사옥 앞에선 페미니즘 티셔츠를 구매했다는 이유로 성우가 부당교체되자 이에 항의하는 여성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두 문단짜리 포스팅이지만 폭발력은 엄청났다. 2100명이 반응 이모티콘을 눌렀고, 댓글은 560개가 달렸다.

이유가 뭘까. ‘조페지기’가 게임 중독자인 30대 남성 이모씨가 “넥슨의 온라인 게임에 빠져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어 화가 났다”며 차량을 몰고 넥슨 사옥을 들이받은 뉴스를 넥슨 앞 여성 시위대와 엮어 ‘혐오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조페지기가 말하는 ‘뭔가’는 여성 시위대를 지칭하는 말”이라며 “당일 햄버거 350개가 지원 물품으로 왔는데 그렇다면 시위대로 차량을 돌진해 여성들을 죽였어야 한다는 말이냐”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누리꾼들이 기자 윤리의식을 비판했는데도 조페지기는 “그 햄버거들은 다 어디로 간 거지”라는 답글로 다시 한 번 혐오 발언을 내놓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27일 성인 10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7명 꼴로 여성혐오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인식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혐오 표현을 주로 접하는 경로는 신문·방송 등 대중매체도 16.5%나 차지했다. 누리꾼들의 반발에도 조선일보는 이 포스팅을 내리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의 인권 감수성이 지금 어느 수준인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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