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서
기관장 평가 ‘우수’ 등급
“인천보훈병원, 보훈의학연구소
개원 차질 없이 진행
미래 신성장동력 키워나갈 터”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김옥이(69) 이사장이 정부가 실시한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공단 창립 이래 처음으로 기관장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A)등급을 받았다.
32년만의 첫 여성 이사장이 받아든 성적표는 합격점이란 얘기다. 6월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김 이사장은 “2년 반 동안 5000명 직원과 함께 합심해서 이룬 성과”라며 ”국가보훈처 산하 준정부기관인 공단을 국민께 제대로 알린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116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실적 평가를 위해 교수·회계사·변호사 등 161명의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경영평가단을 구성했으며, 기관제출 보고서 검증과 현장실사 등의 평가를 진행했다. 김 이사장은 “심사위원단의 첫 질문이 여성 임원 비율이었다. 5명 중 3명이라고 답하니 ‘와~’ 웃으면서 다음엔 남성 비율을 물어봐야겠다더라”며 “여성 인재 양성이 국정 어젠다라는 걸 보여준 장면 아닌가 싶다. 공단은 5000명 중 68%가 여성 직원인데 이들을 핵심 리더로 키우려고 온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재무관리부장, 인재경영부장 등 요직에 여성을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1일자 인사에선 4급 승진자 4명 중 3명이 여성이고, 1급에도 여성을 임명했다.
김 이사장은 부임 이후 2014∼2015년 403억원 규모의 흑자를 이뤄냈고, 경영진들의 연봉 10% 자진 반납으로 임금피크제와 성과연봉제를 조기 도입했다. 준정부기관에서 공단이 임금피크제를 첫 도입하게 된 것도 기관장이 먼저 나서서 연봉 10%를 반납했기 때문이다.
“흔히 ‘신의 직장’ ‘철밥통’으로 비유되는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바로잡기 위해 공단의 숙원 사업인 장례식장을 직영으로 바꿨다. 보훈단체가 30년간 수의계약을 독점 운영해오면서 단체 간부가 수익금을 착복하다시피 했다. 심지어 계약 해지에 불복해 병원장 감금, 직원 폭행 등 불법을 저지르더라. 이런 비정상의 정상화를 꾀하고 싶었다.”
서울경찰청장을 면담해 경찰의 개입을 요청하고 보훈단체와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나갔다. 직영운영체제가 합의된 것도 긴 설득이 주효한 덕이다. 20년간 군 복무를 한 군인 출신으로 국회의원을 거쳐 이사장을 맡은 그는 보훈인들에게는 심정적으로 가까운 존재다. 그를 ‘동지’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 이런 분위기 덕을 톡톡히 봤다는 후문이다. 공단은 120억원을 투입해 오는 8월 장례식장 리모델링을 시작해 내년초 완공한다.
“국가유공자와 가족들에게 국가를 위한 희생은 명예롭다는 걸 다시 알려주고 싶다. 유공자 가정은 국가가 끝까지 보살피고, 책임져준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싶다. 최고 수준의 장례 의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