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선, ‘대망론’도 ‘대세론’도 없어

친박으로 대권 얻으려면 실패로 가는 길

지역 연대와 친박 패권주의 청산하고

통합과 개혁에 앞장 서야 해

 

방한일정을 마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5월 30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취재진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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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일정을 마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5월 30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취재진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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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여성신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화려한 5박 6일(5월 25~30일)간의 방한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반기문 현상’이라 불릴 정도로 대한민국의 정치판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아마도 이런 정치 여진은 내년 대선 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반 총장은 이번 방한을 통해 대권 주자로써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 주었다. 치밀하게 준비된 반 총장의 발언과 행적이 이를 증명해주었다. 반 총장은 방한 첫날 제주도에서 있었던 관훈 클럽 토론회에서 “한국 시민으로 돌아온 후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고 결심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은 반 총장이 대권 출마를 강력히 시사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 총장의 방한 행적은 이런 해석을 뒷받침해준다. 꽉 짜여 진 일정 속에서 충청권의 맹주인 김종필 전 총리를 만났고, 대구경북(TK)의 정신적 본산인 안동 하회마을의 유성룡 생가를 찾았다. 서울에서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를 포함한 13명의 원로들과 만났다. 반 총장은 출국하면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내용이 과대 확대 증폭된 면이 없지 않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이제 반 총장의 대권 참여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되었다. 국민들도 그렇게 믿고 있다.

실제 중앙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중 7명(64.6%) 정도가 반 총장이 2017년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했다. ‘출마하지 않을 것’(22%)의 3배였다. 지역·연령·지지 정당과 무관하게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보는 응답자가 훨씬 많았다. 더구나 ‘다음 대통령으로 누구를 가장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반기문 총장은 45.7%의 지지를 얻어 문재인 전 대표(24.6%)와 안철수 대표(20.1%)에 크게 앞섰다.

주목해야 할 것은 실제 국민의당 지지층 19.6%가 반 총장을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반 총장의 지지층과 안 대표 지지층이 중첩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분석은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와 4․13 총선에서의 정당 득표율을 비교해 보면 선명해진다. 새누리당 정당 득표율은 33.5%, 더 민주 25.5%, 국민의당 26.7%였다. 그런데 반 총장이 45.7%를 얻었다는 것은 지난 총선에서 안철수의 국민의 당을 찍었던 개혁 중도 성향의 새누리당 지자자들의 상당수가 다시 회귀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안 공동 대표의 지지도가 총선과 비교해 6% 포인트 정도 추락했다. 반 총장이 현재 유엔 사무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내년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이종걸 더민주 전 원내대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국민들이 시궁창에 버리는 이름이 될 지도 모르겠다”고 막말을 했다. 이런 식의 반 총장 흠집내기 발언은 못난 정치고 부적절한 것이다. 반대로 야권은 “반기문의 대선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 당당하게 경쟁하자. 우리는 지난 4․13 총선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위대한 선택을 믿는다”고 자신 있게 처신하는 것이 옳다.

반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에 ‘국내 정치적 관심’이 쏠리고 과잉 반응을 보이는 것은 분명 정상은 아니다. 하지만 ‘반기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국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크고 현재 여야 유력 대권 후보들이 그리 매력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언컨대, 대한민국 대선에서 ‘대망론’도 ‘대세론’도 없다. 현재의 대선 지지도는 언제 뒤바뀔지 모른다. 지난 2001년 11월 노무현 후보의 지지도는 4%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2년 3월 광주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노풍이 점화되어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불어 닥친 ‘고건 현상’은 고 전 총리의 대선 출마 포기로 소리 없이 사라졌다.

한국 대선 판에서는 언제 어디서 무슨 바람이 불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반 총장도 대선 출마 의지를 굳혔다면 많은 산을 넘어야 한다. 그중에서도 대통합을 거론하면서 충청대망론에 기대는 것은 하책이다. 특히, TK를 기반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이 내미는 꽃가마를 타고 대권을 얻으려면 그것은 실패로 가는 길이다. 오히려 지역 연대와 친박 패권주의를 과감히 청산하고 통합과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 그것이 시대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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