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성 정치인들의 ‘인터넷을 되찾자’ 캠페인 일환

연구결과 주목… 여성운동 도구이자 여성 공격 도구가 된 SNS

여성의 여성혐오는 불안정과 자존감 결여의 표현

 

소셜미디어의 여성 혐오성 메시지 중 절반이 여성 사용자가 썼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소셜미디어의 여성 혐오성 메시지 중 절반이 여성 사용자가 썼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트위터가 탄생한지 10년이 지난 지금,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여성운동의 새로운 흐름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반대로 여성을 공격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소셜미디어의 여성 혐오성 메시지 중 절반이 여성 사용자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의 싱크탱크 ‘데모스’는 지난 4월부터 5월 초까지 3주간 트위터에서 ‘매춘부’(slut)과 ‘난잡한 여자’(whore) 등 여성혐오의 뜻을 담은 비속어를 포함한 트윗을 모니터링한 결과 영국에서만 6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1만여 건의 메시지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적으로는 8만여 명을 겨냥한 20만개 이상의 트윗에서 이러한 단어를 찾을 수 있었다. 이는 매일 9500개, 1분당 6.6개에 해당하는 수치다.

크라소돔스키-존스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여성에게 트라우마가 되는 경험에 대해 총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조감도를 제공한다”며 “온라인에서 우리는 오프라인에서처럼 좋은 시민이 아니라는 냉엄한 현실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조사의 대상으로 트위터를 삼은 것은 연구를 위한 데이터 공유에 가장 관대했기 때문이다. 데모스의 알렉스 크라소돔스키-존스 연구원은 “중요한 점은 여성혐오 발언이 모든 소셜미디어에 널리 퍼져 있다는 사실”이라며 “다른 소셜미디어 업체들도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으로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오늘날 소셜 미디어는 지역과 국경을 넘어선 글로벌 대화의 장이 되고 있다. 특히 더 의미 있거나 공격적인 메시지는 온라인을 통해 대규모로 증폭된다. 이런 상황에서 타인에게 공격적인 발언을 내뱉는 소위 ‘인터넷 트롤’은 무작위로 희생자를 골라 공격하기도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연구결과 여성혐오 메시지의 절반가량이 여성으로부터 나왔다는 점이다. 가디언의 칼럼니스트 폴리 토인비는 여성에 대한 여성의 공격은 “자신들의 불안정한 현실과 자존감 결여의 왜곡된 표현”이라며 “자신의 모습을 싫어하거나 주변에서 이상적인 여성상을 찾을 수 없을 때 타인을 공격해 만족감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스웨덴의 한 학교에서 페미니스트 동아리를 방문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어릴 때부터 성폭력과 왕따에 저항하고 서로를 헐뜯는 악순환을 타파하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의 여성 정치인들이 시작한 온라인 여성 혐오 퇴출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노동당의 이벳 쿠퍼와 제스 필립스, 스텔라 크리시 의원, 보수당 마리아 밀러 의원, 자유민주당 조 스윈슨 전 의원 등 당을 초월한 전・현직 국회의원 5명이 뭉쳐 시작한 온라인 캠페인 ‘인터넷을 되찾자(The Reclaim the Internet)’는 SNS를 비롯한 온라인상의 성차별과 인종차별, 동성애 혐오 등 각종 혐오 발언의 실태를 일깨우고 해결책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기 위한 운동이다.

이벳 쿠퍼 의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정답이 무엇인지는 모른다”며 “강간 위협과 같은 범죄가 있다면 경찰이 움직여야겠지만 과연 다른 사람들의 책임은, 그리고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그는 이번 캠페인이 대중들로부터 소셜 미디어의 변화를 위한 요구와 제안을 직접 수집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 설명했다.

영국에서 시작된 ‘인터넷을 되찾자’ 캠페인은 해시태그 #ReclaimtheInternet와 함께 SNS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캠페인의 실효성에 대한 의심과 함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