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교과서인 포르노를
재밌는 이야깃거리로 포장
15세 이상 관람가 방송서
남성중심적인 관음증 시선
여성들은 불편했다
15세 이상 관람가인 KBS 인기 예능 ‘해피투게더3’가 포르노를 권장하는 내용을 적절한 편집 없이 방송해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의 프로그램은 지난 4월 28일 방송된 445회 ‘욕망남녀’ 편이다. 방송인 박지윤, 에로감독 봉만대, 그룹 비투비의 육성재, 가수 이하이가 출연했다. 프로그램 중간에 박지윤이 “욕망남녀가 아니라 욕정남녀 특집이 된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로 방송 수위는 상당히 높았다.
더욱이 성인물인 19금 영화 시청을 놓고 갑론을박을 하면서 이를 조장하는 내용이 편집에서 걸러지지 않아 “청소년들이 보는 15세 이상 관람가 방송에서 ‘19금 토크’를 여과 없이 방송했다”는 지적이 거세다.
육성재는 “피끓는 청춘인데 19금 영화를 보고 싶지 않느냐”는 박명수의 질문에 “안본다면 거짓말이다. 멤버들과 같이 보지 않고 따로 본다. 공유하는 거 안 좋아한다. 혼자 유니크하게 휴대전화로 몰래 본다”고 답했다.
포르노는 왜곡된 성지식을 제공해 청소년에게 심대한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성폭력을 정상적인 것으로 묘사해 성폭력을 합리화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한 여성학자는 “공영방송에서, 더욱이 청소년들이 즐겨 보는 15세 이상 관람가 방송에서 남자라면 포르노그래픽을 봐야 하는 식으로 말해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성폭력의 교과서인 포르노그래픽을 남자들이 마땅히 봐야 하는 재미있는 이야깃거리인양 포장하고, MC들이 포르노인 VR 성인영상물을 “같이 보자”는 식으로 조장한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남성중심적인 관음증의 시선도 불편했다. 이윤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봉만대 감독이 남성중심적 시각에서 성인물 토크를 이어가던데 15세 이상 관람가 프로그램에 에로 감독을 출연시켰어야 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청소년들이 여성 착취나 왜곡된 섹스를 그린 포르노의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한 채 시청하면 잘못된 성인식을 가질 수 있다”며 “이 점을 간과한채 남성들이 포르노를 보면서 성적 욕망을 해소하는 건 문제가 없고, 여성들은 당연하게 포르노를 보지 않는 성적 욕망이 없는 존재로 묘사돼 있더라”고 꼬집었다.
또 전현무가 스킨십을 더디게 하면 (데이트 상대가) 몸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여긴다는 자신만의 생각을 그대로 드러낸 것도 문제다. 남성 중심의 성적 대화가 이어지면서 여성 출연자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국장은 “남녀가 모인 자리에서 아직까지 여성들은 성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지는 못한다”며 “성인물을 이야기하는 토크가 성희롱이라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