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협의회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
여성 600여명 ‘20대 총선 여성 대표성 확대’ 촉구
“2016년 대한민국 확 바꿀 사람, 여성” 한목소리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121개 여성단체 회원 600여명이 정치권을 향해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구에 여성 의원 30% 이상을 공천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여성, 대한민국을 확 바꾼다!’’라는 주제로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번 기념식에는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새누리당 이에리사, 황인자, 손인춘 의원,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김정숙 전 여협 회장, 김경오 대한민국항공회 명예총재, 이연숙 전 정무2장관을 비롯해 121개 여성단체 회장과 회원 600여 명이 참석해 여성의 날을 함께 축하했다. 특히 행사에는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여야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취재 경쟁도 뜨거웠다.
최금숙 여협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100여 년 전 미국에서 열악한 노동환경과 참정권을 요구하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여성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스스로 얻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며 “그들의 목소리는 오늘까지 이어져 각국의 여성들은 자신의 권리와 인권을 위해 크게 목소리를 높이며 그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 회장은 이어 “19대 국회 여성의원은 15.7%에 불과했지만 20% 총선에서 여건은 더욱 어렵다”고 토로하며 “지난해 8월 1만 서명운동을 벌여 여성의원 30% 공천 법제화에 대해 각당 대표의 서명을 받아 법안을 올렸는데 왜 아직도 법제화가 되고 있지 못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올해 20대 총선에서는 당헌당규에 정해진대로 여성 후보를 30% 이상 공천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축사에 나선 4당 대표들은 한 목소리로 여성 정치 세력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참된 선진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여성의 힘이 우리 사회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이어 “새누리당은 비례대표 여성 비율을 기존 50%에서 60%로 늘리고 20대 총선 경선에서 여성에게 10%의 가산점을 준다”며 “능력 있는 여성 지도자들이 국회에 많이 진출해 선진 국회를 만들고 그 힘으로 대한민국 선진강국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는 “여성 노동자들은 남성 임금의 절반을 받고, 공공기관 여성임원은 2.1%에 그친다”며 “성평등 인식과 제도, 문화를 확립해야 여성이 일하기 가장 나쁜 대한민국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여성 비율은 60%로 정했으나 여성 공천 30% 약속은 아직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여성 30% 공천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여성을 섬기는 여성인권당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안철수연구소 시작할 땐 컴퓨터잡지사 편집장이었던 여성과 대선 출마할 땐 박선숙 의원의 도움을 받아 사실상 둘이서 대선을 꾸렸다”고 말문을 연 뒤 “여성의 힘이 얼마나 강하고 중요한지 살아오면서 확실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 제도, 관행, 문화가 바뀌어야 깨끗하고 능력 있는 여성들이 들어와 소신대로 일할 수 있다”며 “기득권 양당구조를 바꿔 3당 체제로 가야 능력있는 정치 신인한테도 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성불평등은 가정과 사회 뿐 아니라 의회도 지배하고 있다. 의회의 성불평등 격차가 우리 사회의 성불평등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정치개혁을 위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열리지만 여성 정치세력화는 거론된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20~30대는 쪼개기 계약, 30~40대는 경력단절, 40~50대 여성들은 질 낮은 일자리로 재취업하고 있다”며 “최대 민생은 여성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해 여성고용률은 55.7%를 달성했고 정부위원회 여성 참여율은 34%를 넘어섰지만 여성 정치인 참여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더 많은 여성들이 정치에 입문해 글로벌 기관에서 발표하는 성평등 관련 지표에 공헌해달라”고 당부했다.
기념식 직후에는 120여개 여성단체의 활동 방향과 의지를 담은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지역구 여성 후보를 30% 이상 공천 법제화 △각 정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양성평등 정신에 입각해 공천 △고용 상 차별 받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 개발과 법·제도 개선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성희롱 등 여성폭력 근절 △통일 과정에 여성 역할 강화 등을 위해 앞장설 것을 결의했다.
이날 참석한 여성들은 모두 ‘여성’이라고 적힌 보라색 수건을 들고 함께 ‘여성·여성·여성’ 구호를 외쳤다. 3부 행사에선 강혜련 이화여대 경영대학 경영학과 교수가 ‘21세기 창조사회, 왜 여성이 이슈인가?’를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이어 각 당 여성정책 설명회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