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 열두 달의

태양이 다시 떠오른다

 

깜깜한 현실이 눈앞 흐려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라면

 

인생은 살 만한 법

다시 희망을 노래하자

 

아침 해가 독도의 동도와 서도 사이 촛대바위에서 구름을 뚫고 떠오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아침 해가 독도의 동도와 서도 사이 촛대바위에서 구름을 뚫고 떠오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태양은 매일 뜨고 진다. 매년 반복되는 새해의 태양은 작년에도 떠올랐던 그 태양이다. 그럼에도 새해가 되면 우리는 다시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한다. 다가올 희망을 믿기 때문이다. 나와 가족을 위해 달려온 열두 달의 태양은 어느새 해를 바꿔 다시 떠오를 준비를 한다. 조금 깜깜한 현실이 눈앞을 흐려도 곧 밝아질 아침 해를 기다리자.

그래, 우리 다시 희망을 노래하자. 동해, 서해, 호수, 산, 그 어느 곳에서 떠오르는 태양이라 해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라면 희망을 품어보기에 좋지 않은가. 태양은 언제나 떠오른다. 믿는다면, 그것은 변하지 않는다.

 

촛대바위 일출을 본 후 묵호항으로 향하면 그림 같은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묵호항에서 바라본 동해 앞바다. ⓒ김애진
촛대바위 일출을 본 후 묵호항으로 향하면 그림 같은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묵호항에서 바라본 동해 앞바다. ⓒ김애진

 

동해 북평오일장의 메밀전병 ⓒ김애진
동해 북평오일장의 메밀전병 ⓒ김애진

강원도 동해 추암 촛대바위

은은한 푸른빛과 함께

붉게 물드는 동해 일출여행

태양빛이 수평선에 붉은 선을 긋기 직전, 겨울 동해는 빛이 난다. 어둠 속에서도 하얀 파도 위로 흩뿌려지는 차가운 기운이 은은하고 부드러운 빛을 낸다. 그 선선한 물결이 한없이 너그러워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심신에 저절로 위로가 전해진다. 촛대바위가 있는 자리는 본래 세 개의 돌기둥이 있었다고 하는데, 세월이 흐르며 현재의 기둥 하나만 남았다. 그 모양이 타오르는 촛대와 같다 해서 촛대바위라 불리게 됐다고 한다. 떠오르는 태양의 붉은 기운이 촛대바위 상단에 맺히는 풍경은 바라는 기도가 모두 이뤄질 듯 강렬하다.

촛대바위 일출을 보고 날이 밝으면 동해역을 지나 묵호항 방면으로 향하면 좋다. 묵호등대해양문화공원 산책로를 따라 마을 언덕으로 오르면 색색이 옷을 입은 어촌 마을 속을 거닐 수 있고,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잘 알려진 출렁다리에 다다른다. 동해시 중심에 자리한 1400m 길이의 천곡천연동굴도 볼거리다.

동해시로의 일출여행을 가는 날이 3일과 8일이라면 북평 오일장도 놓치지 말자. 현대화 시설보다 전통 풍경이 더 많이 남겨진 재래시장으로 인심 좋고 신명 나는 장터 구경과 맛깔스런 먹거리들이 여행길을 보다 풍성하고 따스하게 만들어준다.

동해시는 1월 1일부터 10일까지 일출 사진 이벤트를 연다.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일출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보내면 추첨을 통해 망상제2오토캠핑장 캐러밴 1일 무료 이용권을 제공한다. 동해시 문화관광 홈페이지 참고.

강원도 동해시 촛대바위길 2호 / 추암관광안내소 033-530-2801 / 동해시 문화체육과 033-530-2441 / http://www.dhtour.go.kr /

 

당진 왜목마을에서 바라본 일몰.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서해 일출 일번지다 ⓒ당진시
당진 왜목마을에서 바라본 일몰.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서해 일출 일번지다 ⓒ당진시

 

당진 왜목마을 해변 전경 ⓒ김애진
당진 왜목마을 해변 전경 ⓒ김애진

충남 당진 왜목마을

고개 돌려 마주하는

다시 떠오르는 태양

서해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오묘하다. 이곳에서 지는 태양은 저곳에서 떠오르는 태양이라는 사실이 새삼 마음에 스미고, 잊혔던 희망과 열정이 붉은 해와 함께 떠오른다. 그래, 기억만 한다면 태양은 항상 떠오른다고 믿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달력을 넘기며 또다시 시작된 한 해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으로 길고 깊은 한숨이 새어나왔다면, 서해에서 첫 태양을 맞을 일이다. 서해 수평선으로 떨어지는 태양을 본 후 고개 돌려 마주하는 태양, 불안은 이내 겨울 햇살에 맑게 녹는 눈처럼 사라진다.

당진 왜목마을은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서해 일출 일번지다. 어촌 마을인 이곳은 황새과에 속하는 왜가리의 목처럼 생긴 곳에 자리해 왜목이라 불린다. 그 이름처럼 길게 뻗은 해변 지형이 동쪽으로 향하고 있어 일출을 볼 수 있다. 해안 산책로도 잘 마련돼 있어 차가운 겨울 바람을 맞으며 시원스레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해보기 좋다. 해변 옆으로는 카페와 식당이 즐비하고, 멀지 않은 곳의 포구에는 횟집이 밀집해 있다. 솔뫼성지와 신리성지 등 한국 천주교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농경사회의 물길인 수리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 합덕수리민속박물관도 놓치지 말자. 문화, 역사와 함께하는 일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충남 당진시 석문면 왜목길 26 왜목마을번영회 / 010-7369-1279 / www.waemok.kr / 당진문화관광과 041-360-6541

 

제천 청풍호 옥순대교 앞 ⓒ김애진
제천 청풍호 옥순대교 앞 ⓒ김애진

충북 제천 청풍호 전망대

호수에 마음을 비추니

어느새 하늘이 보인다

호수의 물결은 요란한 적이 없다. 호수를 바라보노라면 인생사의 희로애락은 그저 잔잔히 흘러가는 물길일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평정심일지 모른다. 억지웃음도 거짓 눈물도 애써 감정의 물결을 요란하게 꾸미지 않아도 된다. 잔잔히 머물다 흘러가는 호수처럼 평탄한 삶이면 충분하다. 중도를 향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호수, 그 위로 떠오르는 태양빛은 한 해의 무고, 무사를 기원하기에 더없이 좋다.

강원도 평창에서 발원해 충청도를 흘러 경기도를 지나 한강과 만나는 남한강. 남한강 물줄기가 잠시 쉬어가는 곳, 충주호가 있다. 충주호는 단양부터 제천, 충주까지 이어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 호수다. 제천에서는 충주호를 청풍호라 부른다. 충주댐과 충주호가 형성된 1980년대 이전의 문헌에서부터 청풍호라는 지역명이 언급되며, 호수 이전에 부근 강을 청풍강이라 부른 것에서 그 이름이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청풍호 둘레를 걷는 자드락길은 총 7코스로 자연과 문화, 역사가 이어진 호수 둘레길이다. 그중 제6코스로 괴곡성벽길이 있는데 꼭 들러봐야 할 곳이 청풍호 전망대다. 제천10경과 함께 단양 8경에도 속하는 옥순봉과 옥순대교에서 숲길을 따라 30여 분 걸어 올라가면 전망대에 도달한다. 원형 전망대는 주변 나무 위로 우뚝 솟아 있어 월악산과 소백산, 청풍호가 어우러진 일출을 만날 수 있다. 일출을 보고 제천한방자연치유센터를 방문해 보자. 함께 한 이들과 자신의 음양을 살펴보고, 간단한 자연치유법을 배울 수 있다.

옥순봉쉼터=충북 제천시 수산면 옥순봉로 399 / 043-645-3361 / 제천문화관광 안내 043-641-5114 / http://tour.okjc.net / 제천한방자연치유센터 043-653-8850 www.jchealing.com

 

덕유산 향적봉대피소 일출. ⓒ김애진
덕유산 향적봉대피소 일출. ⓒ김애진

 

전북 무주 덕유산 리조트 ⓒ뉴시스·여성신문
전북 무주 덕유산 리조트 ⓒ뉴시스·여성신문

전북 무주 덕유산

추위 딛고 산 속에 머물며

희망의 빛을 받는다

산에 올라 바라보는 일출은 조금 더 고된 길이긴 하다. 누구에게나 오름을 걷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른다. 산에서 맞이하는 새해 첫 태양빛은 어느 곳에서의 빛에도 비할 수 없다. 산을 오르내리며, 아주 단순하지만 늘 잊고 지내는 한 가지를 떠올려볼 수 있다. 오름 후에는 내리막이 있고, 그 어떤 내리막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다. 해가 뜨기 직전 혹은 그 무렵을 뜻하는 여명이란 단어에 희망의 빛이란 의미가 담긴 것은 그래서 자연스럽다. 조금 힘들더라도 우리는 산을 오른다. 그 희망의 빛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무주 덕유산은 1000m가 넘는 산 중 정상에 오르기 꽤나 수월한 곳이다. 정상인 향적봉 바로 아래까지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곤돌라가 운행되기 때문이다. 다만 곤돌라는 보통 오전 9시부터 운행된다. 덕유산 정상 부근에서 일출을 보는 것은 덕유산 향적봉 대피소에서 숙박할 때만 가능하다.

향적봉 대피소는 다른 국립공원 대피소와 달리 전화 예약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정상과 대피소까지의 산행이 어렵지 않고 대피소 숙박의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으니, 새로운 해 병신년의 첫 번째 일출여행을 산으로 떠난다면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하다. 눈부신 눈꽃은 행운이자 덤이다. 여명을 보며 우리 다시, 희망을 노래하자.

무주리조트=전북 무주군 설천면 만선로 185 / 063-322-9000 / www.mdysresort.com / 향적봉대피소 063-322-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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