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안 가장 지저분하고 어두운 곳에서 묵묵히 일하시는 어머님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덕성여대 총학생회가 학내 비정규직 청소 노동자 20여 명과 함께하는 훈훈한 축제의 장을 열었다.
대학 축제일인 29일 오후 덕성여대 영근터에서 주점 '엄마를 부탁해'가 열렸다. 청소 노동자들의 수고에 감사를 전하고, 이들의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 환경 개선을 지지하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마련한 자리였다. ‘엄마를 부탁해’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맞춰 입은 청소 노동자들과 학생들은 수박과 파전을 먹으며 팔씨름, 노래자랑 등을 벌였다. 학생들이 청소 노동자들을 위해 쓴 감사 편지 낭독 및 전달의 시간도 가졌다.
이날 청소 노동자들은 축제 무대에도 올랐다. 이들은 트로트 가요를 부르며 흥겹게 춤을 춰 관객의 호응을 이끌었다. 진행을 맡은 천세희(12학번) 부총학생회장은 “매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시는 어머님들도 오늘 축제의 주인공”이라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날 주점 수익금 전액은 청소 노동자들의 복지기금으로 전달된다. 총학생회 측은 “그동안 덕성여대 학생회에서는 어버이날, 개강 사업 등을 통해 학내 노동자를 위한 자리를 꾸준히 마련했다. 청소 노동자 어머님들은 물론 다른 분들과도 연대하고 또 함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행사에 참여한 청소 노동자 신모(60) 씨는 “근무 20년 차에 저희가 다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잔치는 처음”이라며 “감동적이고 행복하다”고 거듭 말했다. 청소 노동자 하모(58) 씨는 “학생들이 전부터 꾸준히 청소 노조를 지지하고 도와줘 큰 힘이 됐다. 축제 후에도 쓰레기를 따로 모아 미리 분리해 두는 등 우리를 배려해 준다”며 “학생들이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여자친구와 함께 주점을 찾은 직장인 임모(27·남) 씨는 “학생들이 청소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탠다기에 좋은 취지라고 생각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재학생 주 현(14학번) 씨도 "보통 대학 축제는 학생들만의 축제라고 생각하는데, 모든 학교 구성원이 함께할 때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이날 행사의 취지에 공감을 표했다.
졸업생 김은희(94학번) 씨는 “노조를 설립하고 자신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청소 노동자들의 모습이 존경스럽다”며 “다른 대학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