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녹취록 공개..."이 후보자, 언론사 간부에 직접 전화해 의혹보도 막아"
언론사 인사 개입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도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1월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효자로 금융감독원연수원으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1월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효자로 금융감독원연수원으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최근 언론사 간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에 대한 땅 투기 의혹보도 등을 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언론사 인사에 개입할 수 있다며 기자들을 압박하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KBS가 6일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의원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달 말 기자들과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후보자 사무실 근처 식당에서 식사 중 이러한 발언을 했다. 

이 후보자는 "야 우선 저 패널부터 막아 인마, 빨리, 시간 없어' 그랬더니 지금 메모 즉시 넣었다고 그래 가지고 빼고 이러더라고. 내가 보니까 빼더라고"라고 말했다. 

또 이 후보자는 이날 참석한 젊은 기자들에게 "윗사람들하고 다, 내가 말은 안 꺼내지만 다 관계가 있어요. 어이 이 국장, 걔 안 돼. 해 안 해? 야, 김부장 걔 안 돼. 지가 죽는 것도 몰라요. 어떻게 죽는지도 몰라"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좀 흠이 있더라도 덮어주시고, 오늘 이 김치찌개를 계기로 해서 도와주쇼"라고도 말했다. 

당시 이 후보자가 투기 목적으로 장인과 장모를 통해 2001년 경기도 성남시 분당 대장동 땅을 매입했고, 2003년 서울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 거래로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 보도가 쏟아졌다.

앞서 김경협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자가 자신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졌을 때 종편 언론사 간부에게 전화해 관련 보도를 막았다는 신빙성 있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구미에 맞는 기사를 써주면 키워주고, 불리한 기사를 쓸 경우 언론사를 압박해 (기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은 노골적인 회유이고 협박”이라며 이 후보자의 언론통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단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평소 친한 기자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는 사적인 자리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를 접하면서 답답한 마음에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며 "그럼에도 다소 거칠고 정제되지 못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저의 부덕의 소치"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어 "공직 후보자로서 경솔했을 뿐 아니라 국민 여러분께 불편함을 드린 데 대해 대오각성하는 마음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혀 사실이 아닌데도 본의 아니게 실명이 거론된 분들이 곤란함을 겪은 데 대해 가슴 깊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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